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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불안한 노후, 국민연금 안정화-통합화로 대응해야[동아시론/이상은]

이상은 숭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입력 2022-12-31 03:00업데이트 2022-12-3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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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2057년 고갈, 보험료 인상 필연적
정파 간 정치적 부담 분담 방안 마련하고
공무원연금 포함한 단일 연금제도 구축해야
이상은 숭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이상은 숭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100세 시대라 한다. 하지만 오래 사는 것이 마냥 축복으로 다가오지만은 않는다. 노후에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가 막막하기 때문이다. 공동체 차원에서 인생의 마지막 시기를 같이 준비해 나가야 한다. 그 준비의 핵심이 국민연금이다. 그런데 국민연금은 믿을 만한가? 안타깝게도 우리 국민들 중에서 그렇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안정적 노후생활을 하기에는 국민연금 급여 수준이 낮고, 그나마 그 낮은 급여조차도 재정 불안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상태가 유지되면 국민연금 기금은 2057년경 고갈되고 이후 보험료율이 30%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후세대가 이를 부담하려고 할까? 국민연금 급여를 인상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우선은 보험료를 인상하여 국민연금을 안정화시키는 것이 우선이다.

미래에 보험료율을 과도하게 인상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준비해 나가야 한다. 1998년 보험료율을 9%로 인상한 이후 이미 24년을 허송세월했다. 보험료 인상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미 전문가들 간에 상당한 합의가 있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다. 어떤 정권이 우리 공동체를 위해 담대하게 보험료 인상에 나서면 좋겠지만, 지난 24년간의 역사적 경험을 보면 어느 정권도 그러지 못했다. 공동체 차원에서는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지만 누구도 보험료 인상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혼자서 뒤집어쓰려고 하지 않는다. 유일한 방법은 정파들 간의 상호협력을 통한 정치적 부담의 공유이다. 보험료 인상에 따른 정치적 위험을 정파들 간에 서로 균등하게 분담하고자 하는 상호협력이 있어야 한다. 이제 이를 위한 방식들이 적극적으로 모색되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향후 정권마다 일정한 보험료율을 동일하게 인상하거나 또는 정권들을 거쳐 매년 일정률의 보험료를 동일하게 인상해 나가는 방식이 있다. 이를 통하여 보험료 인상의 정치적 부담을 정파들 간에 서로 분담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마침 국회에서 연금개혁특별위원회가 구성되어 활동에 들어갔다. 내년 4월 연금특위 활동이 완료될 때 여야 간에 초당적으로 합의된 보험료 인상 스케줄이 국회에서 제시되기를 기대한다.

또한 국민연금은 전 국민을 포괄하여 통합적으로 같이 노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전 국민 노후준비과정에 공무원만 빠져서 별도의 공무원연금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일반 국민들의 공무원연금에 대한 비판과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 일부에서는 신분제적 공무원제도의 특성을 강조하면서 별도의 공무원연금제도를 옹호한다. 이들은 프랑스나 독일 등 유럽대륙 국가들에서 공무원연금제도가 별도로 구축되어 있다는 것을 근거로 제시한다. 하지만 이들 국가는 공무원만 별도로 공적연금을 구축한 것이 아니라 농민, 광부, 선원, 예술가, 전문직, 육체노동자, 사무직노동자 등 각 직역 및 산업별로 별도의 공적연금제도들을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을 비스마르크식 연금유형이라고 한다. 이 국가들에서는 각 직업별로 연금제도가 구축되어 있으므로 공무원연금이 별도로 구축되어 있는 것은 이상한 것이 아니다. 다른 직업의 사람들도 다 그렇게 하는 일반적 현상 중 하나이다.

하지만 이와 달리 영국, 스웨덴, 덴마크 등의 국가들에서는 전 국민에 대해 단일 공적연금제도를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을 베버리지식 연금유형이라고 한다. 이 유형의 국가들에서는 공무원과 일반 국민을 단일 공적연금제도에서 동일하게 포괄하고 있다. 과거에 미국이나 일본처럼 일반 국민에 대해서는 단일 공적연금제도를 적용하면서도 별도의 공무원연금제도를 가지고 있던 일부 나라들도 그동안 공무원연금을 국민연금에 통합했다.

우리나라는 국민연금이라는 단일 제도에 모든 일반 국민을 포괄하는 단일 공적연금 체계를 가진 나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공무원을 제외하고 모두가 국민연금제도의 적용을 받는다. 그러니 왜 공무원들만 별도로 빠져 있느냐는 불만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구조적 문제로서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불만이 아니다. 우리의 단일 공적연금 체계하에서는 공무원도 국민연금에 통합되는 것이 자연스럽다.

이렇게 또 한 해가 간다. 내년에는 올해 시작된 국회 연금개혁특위와 제5차 국민연금재정 재계산 결과에 기반하여 정부의 연금개혁안이 10월까지 제출될 예정이다. 연금개혁에는 수많은 이슈가 얽혀 있어 풀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의 불안한 노후를 책임져야 할 국민연금의 안정화와 통합화는 반드시 이루어야 하는 개혁이다. 새롭게 밝아오는 계묘년이 연금개혁의 새로운 원년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상은 숭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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