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프라 선두권인데…韓 ‘디지털 삶의 질’ 14위 그친 이유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5일 17시 04분


동아DB
글로벌 사이버보안 기업이 발표한 ‘디지털 삶의 질 지수(DQL·Digital Quality of Life Index) 2025’에서 한국이 전 세계 14위에 올랐다. 한국은 디지털 인프라와 인공지능(AI) 분야에서는 선두권에 올랐지만 디지털 보안 등 나머지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순위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사이버보안 업체 서프샤크는 DQL Index 2025를 발표하며 각국의 순위를 공개했다. DQL Index는 각국의 디지털 인프라와 인공지능(AI), 디지털 보안, 인터넷 품질, 인터넷 비용 부담도 등 5개 영역을 평가해 분야별 순위와 종합 순위를 매긴다.

한국은 디지털 인프라 분야에서 미국(1위)에 이어 전 세계 121개국 가운데 2위에 올랐다. 올해 처음 도입된 AI 분야에서도 미국(1위), 싱가포르(2위)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이렇듯 한국이 AI전환(AX)의 핵심인 디지털 인프라와 AI 분야에서 손에 꼽는 순위에 올랐지만 정작 종합 순위가 14위에 그친 건 디지털 보안과 인터넷 품질·비용 등 나머지 분야에서 비교적 낮은 순위를 받았기 때문이다. 한국의 디지털 보안 분야 순위는 18위였다. 지난해 조사보다 13계단 상승했지만, 한국의 인터넷 인프라와 투자 비용 등을 감안하면 여전히 아쉬운 수준이다. 특히 서프샤크는 최근 쿠팡에서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거론하며 “한국이 잇달아 발생하는 격렬한 사이버 범죄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사이버 보안 성숙도가 빠른 디지털 도입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도 “주요국의 전체 정보기술(IT) 투자 대비 정보보안 투자가 10% 이상으로 집계되는 반면, 한국은 5% 이내에 불과하다”며 “한국은 정보화, 전산화 수준이 상당히 높고 데이터가 집약되어 있는 반면 그 데이터를 보호하는 보안 분야에 대한 인식은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법적으로 강제하기는 어렵더라도 정부가 기업 매출의 일정 수준 이상을 정보 보안에 투자하도록 권고하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인터넷 품질 분야에서도 66위에 그치며 세계 평균 수준에 머물렀다. 서프샤크 분석에 따르면 한국 인터넷의 평균 속도는 291Mbps(초당 메가비트)로 세계 최고 수준인 싱가포르(463Mbps)에 비하면 한참 뒤처진다. 한국은 인터넷 비용 또한 비교적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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