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티 슈프림’은 ‘세계 탁구 1등’이라는 목표를 향해 질주하는 마티(티모테 샬라메)의 삶을 따라간다. 오드·마인드마크·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온갖 고초를 겪고 결국 승리를 거둔 스포츠맨을 보며 이토록 복잡한 기분에 빠질 영화가 또 있을까.
다음달 1일 국내 개봉하는 영화 ‘마티 슈프림’은 성공을 향한 한 인간의 광기를 그린다. 1950년대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무명의 탁구 선수 ‘마티 마우저(티모테 샬라메)’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탁구계의 정상에 오르려 내달리는 이야기를 다룬다. 실존 인물인 미 탁구 선수 ‘마티 레이스먼’에게서 모티브를 얻었지만, 사실과 허구가 섞여있다.
마티는 그야말로 ‘탁구에 미친 자’다. 1952년 세계 랭킹 2위의 탁구선수였지만, 미국에선 탁구에 대한 인지도가 부족했던 시절이라 주변에서 괄시당하기 일쑤다. 트로피를 가져와도 가족은 인정해주질 않고, 오히려 구두가게 점원으로 일하라며 애원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나는 미 스포츠계의 전설이 될 것”이라며 포효하는 마티. 그는 홀로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비행기 티켓 값을 벌러 동분서주한다.
‘마티 슈프림’ 스틸 컷영화는 경비를 구하려 애쓰는 마티의 여정에 상당 부분을 할애한다. 경기 장면보다도 비중이 커서 ‘스포츠 영화’라 불러야 하나 싶을 정도다. 그런데 이 여정이 예측불허다. 우선 마티 자체가 매우 충동적이고 영악하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 마주치는 모든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돈을 뜯어내기 바쁘다.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 자신의 양심도, 사랑도, 심지어는 입고 있던 옷까지도 벗어던진다.
숨가쁜 연출도 마티의 질주에 속도감을 더한다. 이 영화는 ‘굿타임’(2017년), ‘언컷 젬스’(2019년) 등을 연출해온 사프디 형제가 2023년 갈라선 뒤, 형 조쉬 사프디가 처음으로 단독 연출을 맡은 작품.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번 영화에서도 정신없이 이어지는 숏들, 빠른 템포의 대사, 산만한 카메라 무빙과 편집이 고스란히 담겼다. 때문에 서사적 완성도는 조금 떨어질지 몰라도, 영화가 풍기는 특유의 불안한 분위기가 극대화된다.
여기에 “마티는 샬라메여야만 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탁월한 연기가 일품이다. 샬라메는 탁구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마티의 어수선함과 야심, 오만함, 허세를 고스란히 체화했다. 그는 마티 연기를 위해 6년간 탁구를 연습했으며, 경기 장면을 포함해 거의 모든 장면에서 대역을 쓰지 않았다고 한다. ‘샬라메의 인생 연기’라는 평답게 제83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코미디·뮤지컬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도 올랐다.
다만 샬라메는 3월 ‘마티 슈프림’ 홍보차 CNN 인터뷰에 나섰다가 “저는 사람들이 실제로 관심을 보이는 예술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며 “발레나 오페라처럼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분야에서 ‘이걸 계속 살려야 한다’고 애쓰며 일하고 싶진 않다”고 말해 공연계의 거센 반발을 샀다. 이런 논란과 별개로 영화는 북미에서 지난해 12월 개봉해 9600만 달러(약 1475억 원), 세계에서 1억9000만 달러 이상의 흥행 수익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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