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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北 전투기 시위까지… 단호히 대응하되 우발충돌 경계해야

입력 2022-10-08 00:00업데이트 2022-10-08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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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6일 오전 평양 삼석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연이어 쐈다.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인 도널드레이건이 한반도로 전격 회항해 이날 한미일 연합훈련을 벌인 것을 겨냥한 도발이다. 5일 미일 합동훈련의 일환으로 레이건함에서 FA-18E 슈퍼호닛 전투기가 이륙하는 모습. 미 해군 제공
북한의 도발이 갈수록 대담해지면서 군사적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북한은 그제 오전 단거리탄도미사일 두 종을 섞어 발사했고, 오후엔 폭격기와 전투기 12대를 동원한 편대비행과 사격훈련으로 공중 위협 시위까지 벌였다. 이에 우리 군은 전투기 30여 대를 긴급 출격시켜 대응했고, 동해에선 미 핵추진 항공모함이 참여한 한미일 연합훈련이 이어졌다.

북한의 공중 무력 시위는 매우 이례적이다. 부족한 항공유 사정에도 수십 년 된 노후 기종을 동원해 폭격 훈련까지 벌인 것은 그간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도발 행태다. 한미, 한미일의 맞대응 연합훈련과 전략자산 전개에 직면하자 가능한 모든 위협 수단을 총동원해 대외 협박성 무력 과시를 계속하겠다는 심산인 것이다. 이대로라면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장거리미사일 발사와 7차 핵실험 강행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이번 긴장 국면은 한반도가 전쟁 위기에 휩싸였던 5년 전보다 한층 위험한 형세다. 북한의 충동을 억누를 국제적 제재와 압박이 작동하지 않는 데다 핵무기를 가장 많이 보유한 러시아마저 당장 핵을 사용하겠다며 협박하는 상황이다. 북한은 세계적인 신냉전 대결에 편승해 중국 러시아의 비호를 자신하고 있다. 이에 맞서 한미일 3각 체제가 공고화되면서 한반도는 ‘북-중-러 대 한미일’ 대결의 최전선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북한이 선(線)을 넘어 국지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다. 북한은 비무장지대(DMZ) 안에서 총격 사태를 유발하거나 육상 군사분계선(MDL), 해상 북방한계선(NLL) 너머로 포탄 사격을 벌일 수 있다. 특히 북한은 고의적으로 충돌을 유도하거나 나중에 발뺌할 수 있는 교묘한 술책을 부릴 가능성도 높다. 빈틈없는 대비 태세를 갖추고 무모한 도발엔 결연하게 대응해 북한의 의지를 꺾어야 한다.

아울러 정부와 군 당국은 의도치 않은 우발적 충돌이 확전으로 이어지는 사태가 없도록 침착하게 대처하는 위기관리 역량도 보여줘야 한다. 지금의 대결 국면이 단기간에 끝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대북 감시·정찰 역량을 가동해 도발자의 다음 행동을 내다보면서 단호하되 절제된 대응으로 북한을 지치게 만들고 그 자원을 고갈시켜야 한다. ‘힘을 통한 평화’는 거친 힘자랑이 아니라 굳건한 태세로 이루는 장기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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