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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공모관계” 손준성 재판 도중 김웅 불기소한 檢, 뭐가 급했나

입력 2022-10-01 00:00업데이트 2022-10-01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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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고발사주 의혹을 수사해온 검찰이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그제 불기소 처분을 했다. 5개월 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2020년 4월 총선 전 손준성 검사가 김 의원에게 당시 여당 국회의원에 대한 고발장을 전달한 것이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손 검사를 기소했다. 공수처는 손 검사와 김 의원의 공모관계가 인정된다며 고발장 전달 당시 국회의원 후보자로 민간인 신분이던 김 의원의 처분을 검찰에 맡겼다. 그런데 검찰이 공수처의 판단을 뒤집은 것이다.

검찰의 수사 의지를 의심하게 하는 징후는 수사 초기부터 있었다. 김 의원 사건이 검찰로 넘어간 지 한 달여 만에 손 검사는 새 정부의 첫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검사장 승진을 노려볼 수 있는 요직인 서울고검 송무부장으로 발령 났다. 재판을 시작하자마자 무죄를 전제로 피고인 신분인 손 검사의 영전 인사를 단행한 것이다. 손 검사에 대한 재판이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재판 도중에 검찰이 김 의원을 서둘러 불기소 처분한 것은 더 납득하기 어렵다.

검찰은 공수처 수사에서 드러난 ‘손준성 보냄’이라는 김 의원의 텔레그램 메시지에도 고발장이 손 검사가 아닌 제3자를 통해 김 의원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공모관계를 입증하기에는 증거나 진술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검찰의 논리다. 그런데 검찰은 손 검사를 한 번도 조사하지 않았고, 김 의원은 단 한 차례 조사했다. 공수처가 확보한 것 이상의 추가 증거나 진술을 찾으려는 강제수사를 검찰이 시도조차 하지 않으니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 아닌가.

고발사주 의혹은 현직 검사와 검사 출신 정치인이 공모해 선거에 개입하려고 했다는 것이 핵심 쟁점이다. 공수처와 검찰은 동일 사건의 핵심 쟁점을 정반대로 판단했다. 수사기관의 처분은 의혹을 종결시키기 위한 것인데, 오히려 실체적 진실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켰다. 수사 경험 부족으로 검찰의 견제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못 한 공수처나 검사 비리에 관대하다는 오해를 불식시키는 데 실패한 검찰이나 모두 부끄러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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