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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뭉개기·봐주기 9년’에 김학의 최종 무죄… 부끄러운 檢 흑역사

입력 2022-08-13 00:00업데이트 2022-08-13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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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고교 동창인 건설업자에게 받은 4300만 원의 수뢰 혐의에 대해 그제 대법원으로부터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김 전 차관이 또 다른 건설업자로부터 13차례 성 접대와 1억6000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도 앞서 무죄가 확정됐다. 9년 전 별장 성 접대 동영상으로 불거진 김 전 차관의 부적절한 스폰서 접대를 사법적으로는 단죄할 수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김 전 차관이 처벌을 피한 것은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수사 때문이다. 2013년 경찰이 성 접대 동영상을 입수해 수사했지만 검찰은 체포영장을 반려하면서 수사를 방해했다. 경찰이 사건을 송치한 뒤 검찰은 두 차례나 무혐의 처분했다. 3년 전 대통령 지시에 따라 검찰은 재수사를 했고, 성 접대를 한 건설업자 외에 김 전 차관이 고교 동창으로부터 받은 스폰서 의혹까지 보태 기소했다. 하지만 법원은 성 접대와 수뢰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공소시효가 지났거나 검사가 뇌물 공여자의 진술을 회유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했다. 검찰이 좀 더 일찍 수사했거나 늦었더라도 제대로만 했다면 김 전 차관은 무거운 처벌을 받았을 것이다.

기소독점권이라는 특권을 갖고 있던 검사들의 스폰서 관행을 외부에 알린 것도 김 전 차관 사건이었다. 김 전 차관의 접대 의혹을 알고 있던 동료가 적지 않았다고 하는데, 김 전 차관은 성 접대와 뇌물을 받았던 시기에 검사장과 고검장으로 승진했다. 스폰서 문화가 성 접대로 이어져 곪아 터질 때까지 검찰은 자정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말을 검찰은 되돌아봐야 한다.

검찰이 마음만 먹으면 흑을 백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김 전 차관 사건으로 검찰 수사의 문제점이 한꺼번에 드러났다. 무엇보다 검찰에 검사 비리 수사를 맡겨선 안 된다는 것이 증명됐다. 담당 검사와 수사 지휘 라인이 여러 번 바뀌었는데도 누구 하나 수사하겠다고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사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리자 무리한 조사를 했다. 검찰개혁의 도화선이 된 김 전 차관 사건을 검찰은 두고두고 부끄러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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