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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中企 근로자 임금 줄인 주 52시간제, 늦기 전에 손보라

입력 2022-08-11 00:00업데이트 2022-08-11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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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제가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을 줄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주 52시간제는 1년여 전인 지난해 7월부터 5인 이상∼50인 미만 중소기업·자영업자 사업장까지 확대 시행됐다. 임금이 감소하자 다른 소득원을 찾아 퇴근 후까지 일하는 근로자도 많아졌다. ‘저녁 있는 삶을 돌려주자’는 제도 도입의 취지와 정반대로 근로자들의 삶의 질까지 나빠지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중소 조선업체 근로자를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3.3%는 ‘주 52시간제 확대 시행 이후 임금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증가했다’는 응답은 1.7%에 불과했고 ‘변화 없다’는 답은 25%였다. 감소한 임금은 월평균 60만1000원이나 됐다. 줄어든 수입을 보충하려고 응답자의 21.8%는 퇴근 후 ‘투잡’을 뛰고 있었고, 22.3%는 다른 가족 구성원이 일을 더 늘렸다고 한다. ‘삶의 질이 나빠졌다’는 평가가 55%로 ‘좋아졌다’(13%)보다 훨씬 많은 게 당연한 상황이다.

지난 정부가 소규모 사업장까지 주 52시간제를 적용한다고 했을 때 이미 산업계는 이런 문제들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낮은 기본급을 잔업수당으로 보충하는 중소기업 근로자들에게 연장근로를 주 12시간으로 제한할 경우 수입이 크게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도가 시행되자 퇴근 후 음식배달, 대리기사 일을 하는 ‘투잡족(族)’ ‘N잡러’가 급증했다.

정부는 주 단위로 계산하던 근로시간을 월 단위로 바꾸고, 최대 6개월인 탄력·선택 근로제 정산 기간을 선진국 수준으로 늘리는 쪽으로 주 52시간제를 개선하겠다고 한다. 근로시간 유연성을 높이면 대기업은 사정이 나아지겠지만 중소기업들의 고충은 그 정도로 해결이 어렵다. 주 52시간제의 영향으로 근로자 수입이 급격히 줄고, 인력난이 심해진 중소기업에 한해서라도 일본처럼 노사 합의를 통해 근로시간을 늘릴 수 있게 하는 등의 대책을 늦기 전에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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