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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늘어나는 ‘빚더미 청년’… 개인회생 제도 정비 시급하다

입력 2022-07-01 00:00업데이트 2022-07-01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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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파산 신청이 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서초동 서울회생법원의 상담창구.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한국은 올 1분기 말 기준 국제금융협회 조사에서 가계대출이 국내총생산(GDP)보다 많은 유일한 나라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인상으로 가계에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경기 침체까지 예상되면서 주식과 가상화폐 시가 하락으로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한 사람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 가상화폐 투자를 했다가 실패한 30대 부부가 아이와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한 비극적 사건은 다가올 신용불량 사태의 예고편일 수 있다.

전국 법원에 접수된 개인파산 신청은 2019년까지만 해도 연 2만3000건이었으나 2020년과 2021년에 5만 건씩으로 급증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빚에 쪼들리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그동안 개인파산 신청자의 대부분은 50대였다. 그러나 주식과 가상화폐 시가가 급락하는 가운데 ‘영혼까지 끌어모아’ 산 부동산의 이자 부담까지 늘면서 젊은 세대가 대거 신용불량자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달 28일 주식이나 가상화폐에 투자한 청년층의 개인회생 신청이 올 하반기에 늘어날 것으로 보고 주식이나 가상화폐 투자로 인한 손실금은 채무자가 갚아야 할 금액을 정할 때 포함시키지 않는 방식으로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정부와 금융당국도 젊은층을 상대로 개인파산과 개인회생 제도에 대한 홍보와 상담을 확대하고 신청에 필요한 비용과 절차를 줄여야 한다. 젊은 채무자의 무지와 긴박한 사정을 이용해 허위 서류 제출을 종용하는 등 돈벌이를 위해 제도를 이용하는 변호사와 법무사도 엄격히 단속할 필요가 있다.

개인파산과 개인회생을 손쉽게 해주는 것은 채권자에게 불이익을 끼치고 도덕적 해이를 조장한다. 노동의 대가가 아니라 일확천금을 꿈꾸며 고위험을 안고 투자했다가 실패한 데 대해서는 상응한 책임을 지워야 한다. 그러나 책임을 지우는 것이 개인이 회생할 수 없는 정도가 돼서는 안 된다. 채무자의 뒤에는 그들의 가족이 있고 특히 젊을 때 회생의 희망을 잃어버리면 자칫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정부와 법원, 금융권은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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