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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WB ‘50년 만의 스태그플레이션’ 경고… 올 게 왔다

입력 2022-06-09 00:00업데이트 2022-06-09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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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세계은행(World Bank)이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경고했다.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발생했던 50년 전 오일쇼크 때와 유사한 충격으로 올해 세계 경제는 1월 전망치의 절반 수준인 2.9%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을 2.7%로 0.3%포인트 낮추고, 물가 전망은 4.8%로 2.7%포인트 높였다. 인플레이션, 디플레이션보다 다루기 힘든 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가 현실화하기 시작했다.

세계은행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전 세계에 스태그플레이션을 부른 방아쇠가 됐다고 봤다. 미중 신냉전과 코로나19로 교란된 글로벌 공급망이 이번 전쟁으로 더 망가져 오일쇼크 같은 상황이 연출됐다는 것이다. 또 저성장, 고물가 흐름이 짧아도 2024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어제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우리는 거시 경제적 도전에 직면했다. 40년 만에 최고인 미국의 인플레는 감내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했다.

선진국과 신흥국, 실물 경제의 전 분야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이번 위기는 이전 위기들보다 위협적이다. 아시아에 국한됐던 1997년 외환위기, 주로 금융 분야에 충격이 집중됐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도 다르다. 예전 위기 때 경제가 온전한 다른 지역 수출을 늘려 단기간에 위기를 넘겼던 한국 경제의 ‘위기극복 공식’도 원유·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주로 경기 과열과 함께 나타나는 인플레는 금리 인상으로, 소비 위축·자산가격 하락을 동반하는 디플레는 금리 인하와 재정지출 확대로 대응할 수 있다. 하지만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함께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은 훨씬 복잡한 복합처방이 필요하고 효과도 금세 나타나지 않는다. 재정을 풀어 가라앉은 경기를 띄우려 해도 국가채무가 이미 1000조 원을 넘어섰고, 재정지출이 물가를 자극할 수 있어 이 카드도 쓰기 어렵다.

결국 글로벌 경제 허리케인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위기에서 먼저 탈출하려면 경제 복원력을 높이는 구조개혁에 속도를 내야 한다. 현 시점에서 특히 중요한 게 노사 간 협력과 신뢰의 회복이다. 과도한 임금 인상으로 인한 노사 갈등은 제품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소비와 일자리를 모두 위축시켜 노사 모두 지는 게임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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