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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설

[사설]언론단체들이 성토하는 ‘엉터리 열독률 조사’ 책임 물어야

입력 2022-01-25 00:00업데이트 2022-01-2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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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문협회 한국지방신문협회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등 4개 언론단체가 문화체육관광부·한국언론진흥재단의 신문 열독률 조사 결과를 정부광고 집행의 지표로 삼는 것을 중단하라는 공동성명을 어제 발표했다. 문체부 등은 지난해 12월 30일 신문사별 열독률과 구독률을 공개했으나, 신뢰성과 객관성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 자료를 정부광고 집행의 핵심 지표로 활용하겠다는 문체부의 방침은 비생산적이고 소모적인 갈등과 논란을 키울 뿐이다.

이번 조사는 표본 선정부터 잘못됐다. 우선 신문은 가정(42%)보다 사무실, 상점, 학교 등 영업장(58%)에서 보는 비율이 더 높다. 그런데도 문체부 등은 영업장을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 결과 영업장 구독비율이 높은 매체의 열독률은 실제보다 상대적으로 낮게 집계됐다. 또 지역별 구독·열독률 조사는 원칙적으로 인구수에 비례한 표본을 조사해야 하는데도, 이번 조사는 이를 무시했다. 17개 시도 중 인구 대비 표본 비율이 가장 낮은 경기도(0.06%)는, 그 비율이 가장 높은 세종시(0.39%)의 6분의 1에도 못 미쳤다.

발행부수 및 유료부수를 고려했을 때 열독률과 구독률 조사 결과가 상식과 동떨어진 사례도 많았다. 일부 지방지와 경제지는 발행부수와 유료부수가 수만 부에 이르는데도 열독률 또는 구독률이 ‘0’으로 잡혔다. 반면 발행부수 4800부, 유료부수 1500부에 불과한 한 매체는 열독률이 상식 밖으로 아주 높게 나왔다(조사 대상 302개사 중 89위).

이번 조사는 신뢰성과 공정성이 관건인 정부광고의 기준으로 삼기에는 문제가 지나칠 정도로 많다. 자의적인 가중치 적용을 통해 정부 입맛에 맞는 언론에는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악용될 우려도 크다. 4개 언론단체의 지적처럼 언론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돼야 할 사안에 정부가 개입해 부작용과 갈등을 키우고 있는 것이 지금의 상황이다. 이처럼 언론단체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조사를 누가 왜 기획해서 어떻게 추진했는지 의문이다. 반드시 경위와 진상을 밝혀서 관련자들에게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 엉터리 열독률 조사를 재고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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