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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준비 없이 시작해 파국으로 끝나는 ‘위드 코로나’ 47일

입력 2021-12-16 00:00업데이트 2021-12-16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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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광진구 혜민병원에서 의료진이 모니터를 통해 입원한 코로나19 환자들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사망자 수는 70명으로, 이달에만 832명이 코로나19로 숨졌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가 15일 0시 기준 7828명과 964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어제 “더 강력한 거리 두기 조치를 시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는데 정부가 오늘 발표하는 대책엔 18일 0시부터 사적 모임 인원을 4명으로 줄이고 식당과 카페의 영업시간을 오후 9시로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일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을 시작한 지 47일 만에 백기를 드는 것이다.

일정 규모의 환자 발생을 감수하는 위드 코로나 체제에선 환자를 제때 치료할 수 있는 의료 역량이 필수적이다. 정부는 일일 환자 1만 명까지는 감당할 수 있다고 장담해왔다. 하지만 위드 코로나 시작 13일째가 되자 하루 확진자가 2000명대임에도 서울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비상계획 발동 기준인 75%를 웃돌기 시작했다. 2주 후 일일 환자가 4000명대로 증가하자 전국의 병상 가동률도 75%를 넘어섰다. 의료체계가 마비되면서 코로나 치명률은 1.62로 하루 환자가 5만 명씩 나오는 영국(0.28)보다 5배나 높아졌다.

정부가 지난달 29일과 이달 3일 잇달아 내놓은 특별대책도 효과를 못 내고 있다. 재택치료가 의무화됐지만 재택환자 관리와 응급 대응 체계 미비로 재택치료 중이던 환자들 사이에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일주일간의 계도기간을 거쳐 13일 시행된 방역 패스는 서버 과부하로 이틀째 먹통이 됐다. 올여름 백신 예약 때 호되게 당했던 접속 장애를 계도기간을 두고도 피하지 못한 것이다.

이제는 운 좋게 병상이 나도 구급차가 없어 수십 시간을 기다리는 지경까지 왔다.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본격 유행하기 전인데도 이달 말이면 하루 확진자가 1만 명에 육박할 전망이다. 정부는 거리 두기 시행으로 더 이상의 파국을 막고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될 소상공인 지원책부터 내놔야 한다. 정부는 병상 가동률과 주간 위험도가 일정 수준 이상이면 비상계획을 발동한다는 원칙을 세우고도 시행을 미루다 방역도 경제도 피해만 키웠다. 비상계획 매뉴얼을 재정비해 게도 구럭도 다 잃는 우를 다신 범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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