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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준비 없는 ‘재택치료 의무화’ 의료 붕괴 막을 수 있나

입력 2021-12-01 00:00업데이트 2021-12-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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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정부가 그제 특별방역대책을 발표하면서 “모든 확진자가 본인의 집에 머물면서 필요한 경우에만 입원치료를 받도록 하겠다”고 했다. 재택치료를 원칙으로 하면서 주거환경이 감염에 취약하거나 소아, 장애인, 70세 이상 등 돌봄이 필요한 경우에만 입원치료를 하겠다는 것이다.

중환자용 의료 체계가 마비 직전이고 생활치료센터에도 과부하가 걸린 현실을 감안한 조치지만 준비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다. 희망자에 한해 재택치료를 제한적으로 시행하는 동안에도 ‘환자를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작지 않았다. 10월에는 재택치료를 받다 병세가 악화된 환자가 제때 병원에 이송되지 못해 숨지는 사례도 나왔다. 재택치료 의무화로 대상자가 지금보다 훨씬 더 늘어나면 중증환자나 사망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그만큼 커지게 된다.

재택치료자가 늘면 감염이 확산될 가능성도 높다. 집에서는 가족 간 거리 두기가 쉽지 않은 데다 아파트 위주의 주거 문화도 감염에 취약하다. 재택치료자가 단기·외래 진료센터에서 검사나 진료를 받으려고 외출하는 도중 감염이 일어날 수도 있고, 의료 폐기물을 통한 감염도 우려된다.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5배 이상 강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종 오미크론의 국내 유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는데 재택치료가 새로운 감염원이 될 경우 코로나 유행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된다.

서울의 중증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은 91%, 수도권 환자를 대신 받아온 충청권도 95%로 “사망자가 나와야 병상 자리가 나는” 절박한 상황이다. 재택치료가 자리를 잡지 못하면 생활치료센터와 중환자용 병상까지 도미노식 의료 붕괴가 불가피하다. 재택치료자들의 의료 모니터링 체계와 응급 상황 시 병원 이송 체계에 허점이 있어서는 안 된다. 재택치료자가 항체치료를 쉽게 받을 수 있게 하는 방안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방역패스 확대를 포함한 방역 강화로 감염 규모를 줄여 병상과 의료진을 추가로 확보할 시간을 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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