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긴급 편성 해달라더니 넉 달간 반도 못 쓴 일자리 추경

동아일보 입력 2021-09-11 00:00수정 2021-09-11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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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상황으로 일자리 창출이 긴급하다는 명분으로 책정된 1차 추경의 고용대책 예산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실에 따르면 추경 편성 넉 달이 지난 7월 말 현재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의 ‘긴급 고용대책 예산’ 실집행률은 40.7%에 불과했다. 예산 투입이 시작조차 되지 않은 사업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월 말 국회가 통과시킨 1차 추경 중 2조8000억 원의 긴급 고용대책 예산은 대부분이 고용부에 배정됐다. 고용부는 당시 추경 신속 집행 의지를 별도로 밝히기까지 했지만 사업 진척은 더디기만 하다. 중소기업과 공공기관 등의 직무를 체험하는 사업의 실집행률은 3%대에 불과했고, 청년과 중장년 여성에게 코딩 온라인 교육비를 지원하는 사업은 예산 집행이 없었다. 다른 부처도 사정은 비슷하다. 경찰청의 ‘아동안전지킴이’ 사업이나 교육부의 ‘학교방역인력지원 사업’은 예산 집행이 없거나 미미했다. 긴급 상황을 명분으로 이례적으로 이른 3월에 추경을 받은 부처가 피해 계층 지원에 충분히 신경을 쓰고 있는지 의문스럽다.

더 큰 문제는 고용대책에 단기 아르바이트 같은 프로그램이 많고, 젊은층에 인기 있는 일자리는 적어 취업 희망자의 수요와 엇갈린다는 점이다. 청년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도 청년들이 오지 않아 많은 부처가 모집 공고를 연장하거나 대상 범위를 넓히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해양수산부의 ‘수산 분야 유망기업 청년 취업 지원’ 사업은 6월까지 채용을 완료하려고 했지만 모집 공고를 연장했다.

1차 추경 집행도 지지부진한 가운데 7월 말 2차 추경에서도 고용 및 민생안정 지원에 2조5000억 원이 배정됐다. 예산만 늘린다고 해서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사업에 미련을 두지 말고 실제 수요가 있는 일자리 지원 사업을 발굴하는 데 속도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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