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만성질환자를 위한 생활속 처방[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메디컬 리포트]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입력 2021-08-06 03:00수정 2021-08-06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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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령 기자 beanoil@donga.com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최근 유명 ‘먹방(먹는 방송)’ 유튜버가 “2세 준비 중 고혈압과 빈혈로 인해 힘들었다”는 소식을 전해 세간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매운 음식을 즐겨먹던 해당 유튜버는 혈압 수치가 ‘300’까지 오르며 위험한 상황까지 내몰렸음을 스스로 밝히기도 했다.

인기 먹방 유튜버들은 구독자 수가 100만 명을 넘고 한 달 합산 영상 조회 수도 수천만 회에서 1억 회를 넘어선다. 이런 먹방 유튜버들의 영향력으로 자극적인 폭식을 하거나 먹방을 따라하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실제로 기자가 초밥 5인분을 먹고 위 CT(컴퓨터단층촬영)를 찍어 보니 위가 30배나 늘어난 바 있다. 하루 종일 속이 거북하고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보건당국은 지난해 먹방 실태 조사 뒤에 관련 대책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방치하고 있다.

음식 섭취를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는 청소년이나 아동의 경우 먹방에 중독될 경우 영양 불균형으로 인해 성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성인들도 과도한 열량 섭취로 비만을 부를 수 있다. 또 섭식장애와 고혈압, 당뇨병 등 각종 만성질환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최근 20, 30대 당뇨병 환자의 증가세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 30대 당뇨병 환자는 2019년 기준 13만5824명으로 2015년보다 34.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당뇨병 환자가 27.7% 증가한 것과 비교해도 증가세가 가파르다. 당뇨병 진료비 역시 급증하고 있다. 2015년 1조8186억 원이던 국내 당뇨병 진료비는 2019년 50.6% 증가한 2조7396억 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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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층을 위협하던 고혈압 역시 20, 30대라고 안심할 수 없다. 대한고혈압학회에 따르면 20, 30대 고혈압 유병자는 약 126만6000명으로 고혈압 전 단계 환자까지 더할 경우 약 338만7000명에 이른다. 하지만 이들 중 고혈압을 인지하고 있는 비율은 17.4%에 불과했다. 또 혈액 속 나쁜 콜레스테롤(LDL)과 중성지방 등이 많은 이상지질혈증의 경우 20대 남성 유병률이 26.6%, 여성은 10.2%로 나타났다. 기름진 음식과 배달음식을 즐기는 식습관 및 비만 등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처럼 20, 30대부터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등 다양한 만성질환에 노출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같은 전염성 질병의 위험도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9월 미국의사협회지에 게재된 연구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18∼34세 성인 3222명 중 당뇨병 환자는 18.2%, 고혈압 환자는 16.1%를 차지했다. 이들 중 비만인 경우는 36.8%였는데 비만 코로나 환자의 21%가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10%는 자가 호흡이 힘들어 산소호흡기 치료를 받았다. 또 88명은 사망했다. 그만큼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젊은 나이에도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감염성 질환에 잘 걸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고혈압, 당뇨병, 고콜레스테롤혈증 등 젊은 연령층의 만성질환 관리는 최대한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들 질환은 우리나라 주요 사망 원인인 심뇌혈관질환의 선행 질환이기 때문에 예방 및 조기 관리, 치료가 중요하다. 특히 20, 30대에서 발생하는 만성질환의 경우 생활습관의 영향이 가장 크다. 그런데 젊음에 대한 자신감으로 건강 관리에 소홀하기 쉬워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유병 기간이 길수록 합병증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만성질환을 진단받으면 생활습관 개선 등을 통해 조기 관리에 나서야 한다.

그렇다면 생활 속 처방은 어떤 것이 필요할까. 질병관리청의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를 위한 9대 생활수칙’이 가장 훌륭한 처방전일 것이다. 즉, △금연하기 △술은 하루에 한두 잔 이하로 줄이기 △음식은 싱겁게 골고루 먹고 채소와 생선 충분히 섭취하기 △가능한 한 매일 30분 이상 적절한 운동하기 △적정 체중과 허리둘레 유지하기 △스트레스 줄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하기 △정기적으로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측정하기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꾸준히 치료하기 △뇌졸중, 심근경색증의 응급 증상을 숙지하고 발생 즉시 병원 가기 등이 핵심 내용이다. 다들 이러한 처방전을 프린트해서 지금이라도 가능한 것부터 하나하나 생활 속에서 실천해 보도록 하자.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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