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시군구별 러브버그 출몰 가능성을 표시한 러브버그 지도 웹사이트까지 생겨났다. ‘러브버그.com’ 화면 캡처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가 하도 달라붙어서 퇴치 스프레이를 샀어요.”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 만난 김동하 씨(29)는 여름철 불청객으로 꼽히는 러브버그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러브버그가 어두운 옷에는 잘 붙지 않는다는 얘기에 상·하의를 검은색으로 통일했는데도 소용이 없자 벌레 퇴치 약을 장만했다는 얘기다. 김 씨는 “지난해는 거리를 다니기 불편할 정도로 러브버그가 많았는데, 올해도 비슷할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최근 몇 년 새 여름마다 수도권 곳곳을 뒤덮었던 러브버그가 올해도 모습을 드러내면서 시민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광진구에서 식품 판매장을 운영하는 권예령 씨(31)는 “오늘 낮에만 러브버그를 100마리 가까이 잡았다”며 “러브버그가 밝고 바람 없는 곳에 더 꼬인다는 얘기가 있어, 매장 조명등을 다 꺼두고 마감 후에도 선풍기를 켜둘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북구 미아동에 사는 학부모 정모 씨(43)는 “아이가 등교하다가 입에 러브버그가 들어갈까 봐 마스크를 씌웠다”고 했다. 마포구의 한 파스타 가게 점원 김은정 씨(26)는 방역업체까지 불렀다.
최근엔 러브버그 출몰 지역을 공유하는 웹사이트도 등장했다. 뉴스와 이용자 제보를 바탕으로 러브버그 출몰 가능성을 지역별로 표시해 주는 ‘러브버그.com’이다. 이 사이트에는 지난주에만 3600건이 넘는 제보가 들어왔다. 운영자 박제구 씨(32)는 “러브버그 정보를 한눈에 확인해, 자주 출몰하는 공원이나 산책로를 피할 수 있게 해주려고 지도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여름에도 러브버그 대발생이 반복될 수 있는 만큼 친환경 방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 3, 4월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서울시가 서울·인천·경기와 인접 강원·충남·충북 56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러브버그 유충 서식 현황을 조사한 결과 서울·인천은 1개 조사 지점을 제외한 모든 지점에서 러브버그 유충이 확인됐다. 경기도는 31개 시군 중 15곳이었다. 김동건 삼육대 환경생태연구소장은 “러브버그는 낙엽 등을 소화해 토양을 비옥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조차 과하면 오히려 산림 토양에 해로울 수 있다”며 “부처와 관계기관이 자주 출몰하는 지역을 상시 모니터링하면서 생태 및 방제 연구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부터 국립산림과학원은 러브버그의 밀도 조절을 위해 친환경 방제제 3종을 활용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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