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업계 혁신 물결… 기분 좋은 파문 기대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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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영철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원장
석영철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원장
일본의 소재 수출 제한 조치가 시작된 지 2년이 되어간다. 이에 대응해 우리 정부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과 대규모 예산지원을 펼쳤다.

지난해 4월 30여 개 공공연구소들이 만든 ‘소부장 융합혁신지원단’도 그 일환이다. 기관마다 따로 추진하던 기업 지원 체계를 개편해 융합혁신지원단이 수요를 접수하고, 기업의 기술 애로점 해결에 도움을 줄 만한 기관을 실시간으로 물색해주는 지원단이다.

융합혁신지원단의 기업 지원은 세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첫 번째는 공공연구소 간 협업 네트워크 형성이다. 정기적으로 운영위원회를 개최해 기관장들이 직접 모여 논의하기 때문에 현안을 처리하는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두 번째는 서비스 고도화다. 전에는 주로 연구소 내 실험 장비 활용, 자료 해석, 기술 자문 등에 치중했다. 이제는 전문가가 직접 기업 현장에 파견 나가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수요 기업과 협력할 수 있게 징검다리 역할도 해 준다.

마지막은 융·복합 기술 지원이다. 그동안 기업 지원은 일대일 멘토링 위주였지만, 지금은 기업 요구에 따라 2개 분야 이상의 복합적 기술 지도가 가능해졌다. 실제로 산업용 마스크를 생산하는 한 기업은 필터 모듈 기술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성능 평가도 받고 싶어 했다. 그래서 고등기술연구원이 전문가 기술 자문을, FITI 시험연구원은 마스크 성능 평가를 지원했다. 복합적 애로를 기관 간 협업으로 해결한 사례다.

원스톱 지원 체계가 자리 잡으면서 소부장 업계의 체감효과는 상당해 보인다. 지난 1년간 융합혁신지원단의 서비스를 받은 기업에 물었는데, 기술 애로 해결에 드는 시간은 평균 6개월에서 2.4개월로 대폭 단축됐고, 관련 비용도 66%나 절감할 수 있었다고 응답했다.

물방울이 떨어져 있을 땐 쉽게 증발해 버리지만 합쳐져 큰 물방울이 되면 시원한 물줄기로 변하듯, 소부장 업계 플레이어들이 거리를 좁혀서 더 큰 시도를 할 수 있다면 좋겠다. 마침 올해는 함께하는 공공연구소가 늘었고 전용 예산도 배정됐다. 앞으로 공공연구소들이 소부장 업계에 미칠 기분 좋은 파문을 기대해 주기 바란다.

석영철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원장


#소부장 융합혁신지원단#소부장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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