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비효율 경영-묻지 마 증원에 위험수위 넘은 공공기관 부채

동아일보 입력 2021-05-01 00:00수정 2021-05-01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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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6/뉴스1
지난해 국내 350개 공공기관 중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을 제외한 347곳의 부채 규모가 전년 대비 3.4% 늘어난 544조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고치다. 공공기관 부채는 감당하기 어려워지면 정부가 최종 책임을 질 수밖에 없어 사실상 나랏빚과 다를 바가 없다. 정부 부채에 비해 국회 등의 감시와 견제가 덜하기 때문에 적정 수준을 넘어서면 위험성이 훨씬 크다고도 할 수 있다.

공공기관 부채는 현 정부 들어 가파른 속도로 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듬해인 2018년 500조 원대에 진입한 후부터 증가세로 돌아서 3년 연속 불어났다. 기획재정부는 “부채가 증가한 것은 도로와 전력 등 필수 공공서비스 인프라 투자를 늘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탈원전 정책의 영향을 받은 한국전력공사의 부채는 347개 공공기관 중 전년 대비 가장 많이 늘어나 132조5000억 원이나 됐다. 지나친 공공 중시 부동산정책의 영향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부채도 1년 새 3조 원 넘게 늘었다.

생산성을 감안하지 않고 공공기관 증원을 통해 일자리를 늘리려고 한 정책도 부채 증가의 한 원인이 됐다. 현 정부 들어 공공기관의 임직원 수는 10만 명 가까이 늘었다. 공공기관 임직원 수는 2019년 처음으로 40만 명을 넘어선 뒤 지난해에는 43만6000명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공공기관 연간 총인건비는 4년 새 30% 넘게 증가했다.

정부는 3년 내에 공공기관 부채가 600조 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당장 가파른 증가세에 제동을 걸지 않으면 재정건전성을 악화시켜 미래 세대에 큰 부담이 될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정부부채 수준으로 관리와 감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경영 실적에 대한 평가도 강화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생산성을 감안하지 않은 공공기관의 ‘묻지 마’ 증원도 더 이상 계속돼선 안 된다. 반도체 바이오 정보기술(IT) 등 미래 산업에 대한 지원을 통해 민간 분야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생겨나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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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효율 경영#묻지마 증원#공공기관 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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