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위원장이 대권 기회를 별의 순간이라 표현한 게 처음은 아니다. 2007년에도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을 두고 “별의 순간을 포착하지 못하면 역사의 흐름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다”며 똑같은 말을 했다. 당시 범여권의 대안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정 전 총장을 위해 자락을 깐 것이었다. 그러나 정 전 총장은 ‘정치한다’ ‘안 한다’ 사이에서 이리저리 재다가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위원장과 안 대표는 2011년 첫 만남부터 ‘정치 궁합’이 잘 맞지 않았던 듯하다. 비례대표로만 4선 의원 경력이던 김 위원장은 “정치를 하고 싶으면 국회에 들어가서 제대로 배우라”고 조언했지만 정치권에 발을 디뎌본 적도 없는 안 대표가 이를 일축한 게 첫 단추가 잘못 꼬인 발단으로 알려져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저서 ‘영원한 권력은 없다’에서 “내가 ‘안철수의 정치 멘토’라고 언론이 줄곧 호들갑을 떨었다”며 안 대표와의 정치 인연을 부정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조부인 가인 김병로 선생의 비서로 정치 활동을 시작하며 일찌감치 권력세계의 진면목을 접했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마치 제왕학에 통달한 듯 특정인을 도마에 올려놓고 별의 순간 운운하는 것은 듣기 거북하다. 한때 대권후보로 밀었던 정운찬 사례처럼 공허한 정치 레토릭이다. 김 위원장은 “보궐선거가 끝나면 자연인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지금 이 순간, 김 위원장이 해야 할 일은 중도층이 왜 아직도 국민의힘에 눈길을 주지 않느냐에 대한 해법을 찾는 것이다.
정용관 논설위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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