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기와 현명하게 싸우기[날씨 이야기/김동식]

김동식 케이웨더 대표이사·기상산업연합회장 입력 2020-08-15 03:00수정 2020-08-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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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식 케이웨더 대표이사·기상산업연합회장
“하늘에 구멍이 뚫렸다.”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전국에 쏟아지는 물 폭탄에 주변에서 쏟아지는 탄식이다. 이번 장마는 큰 피해와 함께 가장 긴 장마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중부지방을 기준으로 6월 24일에 시작된 장마는 두 번의 태풍까지 더해지며 사상 처음으로 50일을 넘겼다. 기존에 가장 길었던 장마는 2013년 49일로 올해 장마가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또한 올해 장마는 이번 주 내내 이어지며 가장 늦게 끝난 장마 기록도 더할 예정이다.

이제껏 겪어본 적 없는 장마를 마주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 기간을 슬기롭게 넘기는 것이다. 길어진 장마에 맞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평소보다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는 실내공간의 공기 질 관리다. 특히 최고 90%까지 올라가는 습도는 건강을 위해서라도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실내 공간의 습도는 40∼60%지만 장마철에는 70%를 넘기기 십상이다. 높은 습도는 각종 세균과 곰팡이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공기 중에 퍼진 곰팡이 포자는 호흡기나 식도를 통해 체내로 들어와 건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습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환기다. 하지만 환기는 장마철에는 외부의 습도가 90%까지 올라가는 경우가 많아 무조건적인 환기는 오히려 실내 습도를 더 올릴 수 있다. 따라서 장마철에 맞는 맞춤형 환기를 해야 한다. 먼저 장마철에는 그나마 습도가 낮은 때인 비가 그친 시간이나 약하게 내릴 때를 골라 환기하는 것이 좋다. 또 에어컨 가동으로 실내와 실외의 온도 차가 너무 클 때 잠시 에어컨을 꺼 기온 차를 줄인 뒤 환기를 해야 한다. 에어컨을 가동하다 바로 환기하면 찬 공기는 내려가고, 따뜻한 공기는 올라가려는 대류 현상으로 인해 습기를 잔뜩 머금은 실외 공기가 대거 실내로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환기 후 제습기나 에어컨의 제습 기능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며 이런 기기가 없다면 선풍기를 틀어주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장마가 끝나면 장마가 남긴 집안 곳곳의 흔적도 씻어내야 한다. 환기 장치가 설치된 실내 공간이라면 환기 장치 점검이 가장 중요하다. 환기 장치 필터가 장마 기간 내내 습기의 1차 방어선이 돼준 만큼 적절한 관리가 뒤따르지 않으면 곰팡이나 세균 등의 온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환기 장치가 없다면 새집증후군 해결에 사용되는 ‘베이크 아웃(Bake-Out)’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여름에 난방을 한다는 게 어울리지 않지만 실내 공간을 8시간 이상 뜨겁게 달구면 집 안 구석구석의 습기뿐만 아니라 오염물질까지도 배출시킬 수 있다. 단, 베이크 아웃 후 충분한 환기를 하지 않는다면 역효과가 날 수 있으니 2시간 이상 충분히 공기를 순환시켜야 한다. 우리는 거대한 자연의 힘 앞에서 미미한 존재로 전락하기 일쑤다. 이제부터라도 자연을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야 하는 대상으로 봐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반복되는 자연의 분노 앞에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잃게 될 것이다.
 
김동식 케이웨더 대표이사·기상산업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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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기#장마#환기 장치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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