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美국방 “나쁜 행동 보상 없다”는데 韓은 北 비위부터 맞추나

동아일보 입력 2020-06-27 00:00수정 2020-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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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비상한 위협이 되고 있는 북한의 최근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며 “북한의 나쁜 행동에는 보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에스퍼 장관은 어제 보도된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국과의 동맹 강화에는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이루기 위한 노력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북한을 ‘현존하는 위협’으로 규정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전략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분야의 국가적 역량을 끌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외교적 노력에 전념하고 있으니 북한이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도 했다. 북한이 비핵화에 나서는 것만이 경제난에서 벗어나 국가를 회생시킬 유일한 길임을 분명하게 밝힌 것이다.

최근 한국 정부에서는 비핵화에 대한 언급이 사실상 사라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제 6·25전쟁 70주년 기념사에서 종전(終戰)을 강조하면서도 비핵화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정부 여당은 최근 북한의 도발 사태 이후 일제히 종전선언과 대북제재 완화 주장을 쏟아내고 있다.


종전선언은 정전 상태에서 벗어나 완전한 한반도 평화로 향하는 중간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비핵화 협상은 기약조차 없는데도 비핵화 이행 단계에서 사용할 보상 카드인 종전선언을 먼저 내놓는 건 비핵화만 더 어렵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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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무성은 그제도 “미국의 핵 위협을 제압하기 위한 힘을 계속 키울 것”이라며 핵개발 야욕을 드러냈다. 남북 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북한은 여전히 대남 군사 행동계획을 호주머니에 넣은 채 미국의 제재 완화를 얻어 내라며 우리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같은 위협을 두고 미국은 보상하지 않는다는데, 당사자인 우리가 북한에 선물을 준비하는 모습은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남북관계 악화는 북한이 비핵화를 거부했기 때문이지, 남북 간 합의나 선언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대북 전략#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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