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하지 않겠어!”[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 전 워싱턴 특파원 입력 2020-06-01 03:00수정 2020-06-01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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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마스크에 대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지론이다. 그녀의 의상에 맞춘 컬러풀한 마스크들. 마스크 한 장값이 22달러(2만7000원 정도)에 이른다. 뉴욕타임스 웹사이트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 전 워싱턴 특파원
마스크를 사는 것이 점점 더 쉬워진다고 하지만 날씨가 더워지니까 점점 더 쓰기 싫어집니다. 하루 종일 마스크를 착용하고 수업을 받아야 하는 학생들은 고역이겠구나 싶습니다. 앞으로 3, 4개월 동안 무더위 속에서 마스크와의 전쟁이 벌어질 듯합니다.

△Mr. Trump is going full carnival barker.

대다수 미국인들은 마스크를 씁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쓰지 않을 뿐 아니라 “쓰는 사람은 겁쟁이”라고 조롱합니다. 미국 축제에 가보면 입구에서 “어서 옵쇼. 재미있습니다”라고 큰소리로 떠들며 분위기를 띄우는 사람이 있습니다. ‘카니발 바커’라고 하는데요. 법안이나 정책을 통과시키려고 앞에 나서 약장수처럼 떠드는 정치인들을 이렇게 부르기도 합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 무용론의 전형적인 ‘카니발 바커’가 돼가고 있다고 한탄합니다.


△“Nancy’s really drawn to t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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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그날 의상에 맞게 형형색색의 마스크를 선보입니다. 패션 관계자들은 펠로시 의장이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의 한 의류점에서 마스크를 구입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이 가게의 주인은 “2000여 종의 마스크를 갖추고 있다”고 자랑합니다. 마스크의 재질과 커팅이 뛰어나기 때문에 펠로시 의장이 좋아하는 것이라고 강조하죠. ‘Be drawn to’는 사람이나 사물, 상황에 ‘끌리다’라는 뜻입니다.

△“I wasn’t having it.”

‘마스크를 쓰면 상대방이 내 얼굴 표정을 읽을 수 없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에서 논란이 됐던 ‘반려견 목줄’ 소동의 주인공 백인 여성 에이미 쿠퍼는 반려견에게 목줄을 채우지 않았다고 타이른 흑인 남성을 적반하장으로 경찰에 신고하면서 득의만면한 미소를 짓습니다. 흑인 남성이 촬영한 동영상을 보면 마스크 너머로 웃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스크 속 감춰진 미소’가 바로 ‘인종차별의 민낯’이라는 반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 남성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녀는 흑인 남성을 신고하면 자신이 이득을 볼 것이라고 계산했겠지만 나는 턱도 없다고 생각했다.” “Not having it”은 미국인들이 많이 쓰는 표현인데요. “그걸 가지고 있지 않다”가 아니라 “수용할 수 없다” “용인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 전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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