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상황이 이런데 한국은 이상하리만치 북한의 SLBM 도발에 조용하다. 과민반응하면 북한 의도에 말려들 수 있겠으나, 우리 명운이 달린 안보 이슈인데도 최소한의 사회적 논의와 우려 자체가 실종됐다. 북한은 공군 전력이 취약해 미국처럼 전략폭격기를 둘 수 없어 ICBM, SLBM이 핵 전력 ‘투 톱’이다. 그런데 국방부 장관은 국회에서 ‘SLBM은 9·19 남북 군사합의에 위배되지 않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예”라고 답하고 있다. 하지만 야당도 별 문제 삼지 않고, 일주일도 안 돼 SLBM 도발은 남의 나라 일처럼 되어가고 있다. 조국 블랙홀 때문이라지만 이 정도면 한 나라의 안보 감수성이 거의 제로 상태라고 봐야 한다. 언젠가는 조국 사태에서 빠져나와 안보 상황을 점검하는 날이 오겠지만, 그때는 이미 꽤 늦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승헌 정치부장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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