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 피해의식에 갇혀 있는 기성세대는 이런 말조차 꺼린다. 조언과 간섭의 경계가 모호해진 데다 ‘어른’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때문이기도 하다. 산업화 세대는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은 지 오래됐고, 86세대는 지금 같아선 어른이 아닌 일종의 세력으로 남게 될 것 같다. 10년 전 두 전직 대통령이 한 해에 서거하고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하자 ‘어른이 없는 사회’가 됐다는 우려가 쏟아진 적이 있다. 어른이 있건 없건 사회가 잘 굴러가기만 하면 되지만 그 이후 한국 사회가 흘러온 경로는 반목과 가치의 혼돈으로 점철됐다. 사회가 파편화할수록 세대 간 종적 연대가 중요하다고 한다. 지금도 여전히 어른이 필요하다. 할 말은 하는 제대로 된 어른 말이다.
고기정 경제부장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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