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人性 교사가 ‘집창촌’ 들먹이는 ‘학교 실패’부터 개혁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7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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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적인 교내 성추행으로 물의를 빚은 서울 공립고 교사들의 충격적인 행태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교사 B 씨의 경우 수업 중에 “공부 못하면 미아리 간다”고 말했다. 감수성 예민한 여학생들 앞에서 ‘미아리 집창촌’을 들먹인 B 교사가 학교에서 인성교육을 담당하고 있었다니 어처구니없다. 사건 이후 이 학교의 한 학생은 “스승도, 인간도 아니다. 당장 전학이라도 가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1월 이 학교로부터 ‘동료 교사 성추행’ 사실을 보고받고도 은폐한 정황이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6월 임용한 변호사 출신 감사관이 술 마신 상태에서 피해 교사들을 면담한 것도 논란거리다. 서울시교육청 일반직공무원노조는 5일 감사관 퇴출을 요구하며 “현재 여건 아래서는 교육청 차원의 감사가 효과적으로 진행될 수 없다”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어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교육청 차원의 대책을 발표했으나 학교 현장과 조직을 관리하지 못한 그의 책임이 크다. 조 교육감은 지난해 12월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되어 1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받아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면 교육감을 그만두게 된다. 교육감부터 일선 학교까지 곳곳이 구멍 뚫린 서울시 교육의 참담한 현실을 보여준다.

성추행 사건에 이어 이번에는 대전의 학교법인 대성학원이 ‘교직 장사’를 한 사실이 밝혀졌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대성학원은 신규 채용 교사로부터 적게는 5000만 원, 많게는 2억2000만 원을 챙겼다. 교사 월급은 국가재정에서 나간다. 비리 사학은 교사 자리를 돈벌이 수단으로 삼았다. 고질적인 사학의 채용 비리가 이 학교뿐일까 근본적인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교직에 임용되는 시점에서 우리나라 교사 수준은 세계 최고에 가깝지만 정년 보장과 퇴직 이후 높은 연금시스템 등으로 교직사회는 무사안일주의에 젖어 있다. 여기에 전교조의 ‘성과급 나눠먹기’ 같은 개혁 거부 행태도 교육 현장을 더 ‘고인 물’로 만들고 있다. ‘성추행 학교’ 사례는 그 단면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무능 저질 부패 교사에 대한 퇴출 시스템이 절실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교육 개혁의 과제로 자유학기제, 수능시험 난이도 안정화 등을 제시했으나 이것으로 공교육 정상화를 기대한다면 방향을 잘못 짚었다. 학교에서는 결코 벌어져서는 안 되는 일로 여겨지는 교육계의 각종 문제가 눈앞의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교육 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른 채 다음 정부에서 사라질지도 모르는 정책에 매달려선 안 된다. 정부는 ‘학교 실패’를 바로잡는 일에 우선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人性 교사#집창촌#학교 실패#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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