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성역 없는 부패 척결은 물론이고 외교 지평을 넓히는 파격적 행보로 국제 뉴스의 단골 인사가 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이 대한민국 언론의 주목을 받는 이슈 중 하나는 그의 교사관과 교육관이 아닐까 싶다.
그는 중국 ‘스승의 날(교사절)’을 하루 앞둔 9월 9일 베이징사범대를 방문해 “훌륭한 스승은 도덕성과 지조를 갖추고 학생들이 올바른 길을 걷도록 도와줘야 한다. 특히 청소년 학생들이 인생의 첫 단추를 잘 끼우도록 지도해야 한다”며 교사의 역할을 강조했다. 대학 대표단과의 간담회에서는 “인생에서 좋은 교사를 만나는 것은 행운이고, 좋은 교사들이 배출되는 것은 민족의 희망”이라고도 했다. 이른바 시진핑의 ‘단추론’이다. 더불어 그는 교사 처우의 획기적 개선을 통해 교사를 사회에서 가장 존경받는 직업으로 만들겠다는 약속도 했다. 중국이 미래 국운을 교육에 건 듯한 인상이다.
시진핑 주석뿐만이 아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교육개혁 의지는 사뭇 비장하기까지 하다. 이런 의지는 파격적인 교육 투자로 이어졌다. 그 예로 청년직업연계 교육을 위해 연방정부 예산으로 실무교육 강화 대상으로 선정된 24개 학교 및 교육기관에 약 1100억 원을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그가 특히 주목하고 있는 것은 바로 ‘교사’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한국의 교육을 누차 칭찬하며 높은 교육열과 우수한 교사를 배울 점으로 꼽았다. “부모 다음으로 교사들은 학생들의 인생에 영향을 미친다. 한국에서는 교사가 국가건설자(nation builder)로 불리고 있다”는 그의 말에는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스승 존경 문화와 우수한 교사에 대한 부러움이 담겨 있다.
7월 오바마 대통령은 우수한 교사 확보를 위한 의지를 명확히 드러냈다. 백악관에 4명의 교사를 초청한 오찬에서 “제가 여기 백악관에 있는 유일한 이유는 훌륭한 선생님들을 만났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요인은 바로 ‘위대한 선생님’인데, 불행하게도 지금 미국에는 그런 선생님을 만나지 못한 아이들이 많다”며, 이른바 ‘모든 이를 위한 좋은 선생님(Excellent Educators for All) 정책’을 내놓았다.
이처럼 세계 주요 국가 정상들이 교사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며, 처우 및 자질 개선에 나선 이유는 명료하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을 수 없다’는 진리 때문이다. 이러한 세계사적 교육 흐름을 우리나라는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국민의 개인적 교육열은 여전하지만, 최근 교육 현실은 격세지감이 느껴질 만큼 좋지 않다. 교육을 국정의 중심에 못 놓고 있으며, 사회 각계의 교육 투자나 지원이 점점 약화되어 가고 있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세수 부족이라고는 하나 내년도 유·초·중등 교육예산도 올해 대비 1조4228억 원이나 줄어든 점은 매우 안타깝다. 보통교육에 대한 투자 약화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어둡게 할 뿐이다. 특히 교사 존중 전통이 약화되어 가고 있는 것이 큰 문제다. 미국, 중국 등 선진국들은 과거 우리의 교사 존중 정신을 본보기로 삼아 변화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오히려 이러한 흐름에 역행하는 모습이다.
물론 박근혜 대통령도 ‘교육입국’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갖고 인성교육 등 교육 본질 회복을 강조하고 있다. 잘못된 방향으로 역행하고 있는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처럼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과감한 정책과 투자를 진두지휘할 필요가 있다. 주요 국가 정상들의 모습을 본보기 삼아 교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해 힘써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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