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감정노동자 인격도 존중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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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에서 젊은 남녀가 종업원에서 험한 말을 쏟아내는 것을 보았다. 종업원은 얼굴이 붉어져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얼핏 들어 보니 주문한 음식 순서가 뒤바뀌었다는 불만이었다. 별일 아닌 듯했고 음식도 곧 나왔지만 그들은 다른 손님들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화를 계속 냈다. 옆에서 듣기 민망할 지경이었다. 변명도 못하고 연신 사과만 하는 종업원을 보니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된 적 있는 감정노동자들의 고충을 느낄 수 있었다.

감정노동자들도 직장 밖에선 누군가의 가족임을 알아야 한다. 한 가정의 가장일 수도 있고, 귀여움을 받는 사랑스러운 자녀일 수도 있다. 그런데도 감정노동자를 갑을관계의 논리로 대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적지 않다. 아무리 손님이 왕이라지만 종업원의 인격에 모멸감을 줄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종업원에 대한 막말은 도리어 막말을 한 사람의 저급한 인격을 드러낸다. 감정노동자들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기본이 되는 문화가 확산되길 기대해 본다.

함형욱 강원 강릉시 강릉대로 377(포남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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