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4회째를 맞는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앞두고 많은 생각이 든다. 최대한 많은 사람이 다음과 같은 내용을 함께 생각해 봤으면 한다.
첫째, 많은 사람이 장애는 자신과 무관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이 세상 누구도 장애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왜냐하면 질병이나 불의의 사고, 재해 등으로 인한 후천적 장애가 무려 85∼90%에 이르기 때문이다.
둘째, 우리 사회는 여전히 장애인과 관련된 용어를 잘못 사용하고 있다. 장애인을 ‘장애우’라고 부를 때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장애인을 비하하는 표현도 있다. 맹인은 시각장애인, 벙어리는 언어장애인, 귀머거리는 청각장애인으로 불러야 한다.
셋째, 우리나라는 아직도 장애인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가 되어 있지 않다. 유엔에서는 장애 인구를 전 인구의 10% 정도로 추산하고 있으니 우리나라에도 약 500만 명의 장애인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정부 차원의 장애인 실태조사가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한다.
넷째, 과거에는 장애를 이유로 대학 입학을 거부하는 사례가 빈번했지만 이젠 ‘장애인 특례입학’ 제도까지 생겼다. 문제는 입학 후의 학교생활이다. 경사로나 엘리베이터가 없는 대학 건물은 장애 학생에겐 커다란 장벽이 되므로 적절한 교육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
다섯째, 장애인 고용에 앞장서야 할 정부 부처의 장애인 의무 고용률이 낮다는 것이다. 장애인 고용은 일자리를 통한 사회공헌일 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 볼 때도 사회복지 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그럼에도 편견과 고정관념으로 장애인 고용에 인색하니 정말 안타깝기 그지없다.
마지막으로 장애인의 이동권이 보장되어 있지 않다. 특히 중증 장애인의 시외 이동수단은 고작 KTX밖에 없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하루빨리 고속버스와 시외버스 등도 저상(低床)버스를 도입하고 장애인 리프트를 설치해 그들의 이동권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장애인의 문제를 강 건너 불 보듯 하는 사회와 국가라면 ‘더불어 사는 사회’니 ‘복지국가’니 하는 말은 한낱 언어 유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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