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안영집]빈번해지는 해외 피랍사건 예방하려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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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집 외교통상부 재외동포영사국장
안영집 외교통상부 재외동포영사국장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납치되었던 제미니호 한국인 선원 4명이 12월 1일 피랍 582일 만에 무사히 석방됐다. 최근에는 나이지리아에서 납치되었던 현대중공업 직원 4명이 나흘 만에 무사히 풀려나는 사건도 있었다. 이렇듯 우리 국민과 기업의 해외 진출이 증가하면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납치 사건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발생되는 납치 사건은 한 해 3만여 건으로 추정되며 이 중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납치가 10% 정도를 차지한다고 한다. 국제정세가 더욱 복잡해지고 세계적 경제위기가 지속되면서 정치적 종교적 목적 달성을 위한 테러단체의 납치도 있고 소말리아 해적처럼 몸값을 노린 납치 사건도 동남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지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납치 사건은 피랍자의 생명이 걸린 중대한 사안이고 가족이나 회사에도 큰 고통을 주며 경제 손실도 만만치 않아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정부 차원에서도 피랍 사건을 예방하기 위한 다방면의 대책을 수립하고 있지만 해외 납치 사건의 예방을 위해서는 각 개인과 회사 차원의 일차적 예방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몇 가지 조언을 하고 싶다.

우선 여행 전에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 및 현지 대사관 홈페이지 등을 통해 방문국에 대한 관련 정보를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 방문국의 여행경보 단계, 우리 공관 유무, 치안 상태, 테러범죄조직의 활동 유무 등을 확인하고, 기본적인 안전 대책만 잘 갖추어도 납치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둘째, 납치범들의 표적이 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산책 및 쇼핑 등 외출 시 단독 행동을 삼가는 것이 좋다. 특히 대부분의 지역에서 야간 외출은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사건 사고 발생 우려가 큰 유흥가나 카지노 등 우범지역이나 인적이 드문 지역에 대한 출입을 최대한 자제하고 부득이한 경우 동행인을 대동하는 것이 좋다.

셋째, 출국 전에 현지 체류 일정, 체재지, 연락처, 동행자 등 관련 정보를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미리 알려 본인의 소재와 안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외교통상부가 2008년 8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해외 여행객 온라인 등록제도인 ‘동행’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기업은 주재국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및 지역 사회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적정 수준의 경비 인력을 유지하고 수시로 자체 안전대책을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 상호간에 안전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현지 대사관에 체류 인원 현황을 수시로 알리며 비상시에 대비한 연락 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선박은 반복되는 피랍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선내 선원대피처(Citadel)의 의무적 설치 등 안전장치를 강화하고, 위험 해역 항해 시 최적항행수칙(BMP)을 준수하며 보안요원 탑승 등 자체 안전 강화책을 충실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납치되었을 경우 반드시 무사 석방될 것이라는 믿음과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대처해야 한다. 피랍자 가족 역시 당황하지 말고 사건을 인지한 즉시 우리 대사관 또는 총영사관에 신고하고 이와 함께 현지 사법 당국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경험으로 보면 피랍자의 무사 석방을 위해서는 현지 수사 당국, 우리 정부, 피랍자 가족의 긴밀한 협력이 최선책이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앞으로도 각국의 치안 당국과 긴밀한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우리 국민의 해외 피랍 사건이 발생하면 피랍자가 안전한 가운데 무사히 석방되도록 가능한 한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과 함께 각 개인과 기업 역시 ‘자기의 안전은 자기 스스로가 책임진다’라는 생각으로 미리미리 조심하고 항상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고 싶다.

안영집 외교통상부 재외동포영사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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