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태미 오버비]한미FTA 최고의 순간 아직 안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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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미 오버비 미 상공회의소 부회장
태미 오버비 미 상공회의소 부회장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이래 미국 내 실업률이 처음으로 8% 이하로 떨어졌지만(11월 2일 미국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 발표) 성장률은 2%에 주춤하는 등 미국 경제는 여전히 취약하다. 대선 직후 오바마 대통령과 의회는 ‘재정절벽(Fiscal cliff)’이란 큰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초당파적 해결책이 빨리 나오지 않는다면 내년 1월 1일부터 자동적으로 효력을 갖는 지출 삭감이 실현되면서 경기 침체의 늪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세금, 이민, 에너지 정책도 큰 문제다. 변화하는 중동 정세는 안보를 위협하는 위기다.

오바마 2기엔 한국과 더 돈독

오바마 대통령은 심각한 국내외적, 외교적 안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재임 기간에는 재선을 걱정하며 국민 눈치를 보지 않아도 돼 좀더 과감하게 국제 업무를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미 간의 경제협력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2기 정부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무역 정책을 계속 추진할 것이다. TPP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 한국이 유럽연합(EU)·미국과 까다로운 기준의 FTA를 맺고 있기 때문에 한국으로선 초반에 TPP에 가담하는 것이 전략상 이득이 된다고 본다. TPP에 가담한 국가는 미국,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베트남, 칠레, 페루, 캐나다, 멕시코다. TPP는 새로운 공정무역의 장과 거대한 범아시아 시장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3월 15일 기념비적인 한미 FTA가 발효됐다. 황금기준으로 불리는 이 협정은 두 선진국 간 균형 잡힌 한미 동맹관계에 ‘경제적’ 측면이라는 튼실한 기둥을 추가했다. 한미 FTA 동맹관계는 한국에는 최대 규모의 최고 선진국 시장을 열어주었고, 미국에는 다이내믹하고 수준 높은 한국 시장을 열어줬다. 한국 기업과 정부는 제도와 규제 개혁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한미 민간 협력을 강화해 서비스 분야를 중심으로 한국 회사들의 국제 경쟁력을 제고시킬 것이다. 또 외국인 직접투자를 추가로 유치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다. 한국은 이제 미국, 유럽과 맺은 FTA 덕분에 정보 공유를 허락하는 등 한미 FTA 협정을 따르는 다국적 회사가 지역 본부를 두기에 지정학적으로 우수한 지역이 됐다.

한국 관세청에 따르면 FTA 발효 6개월 만에 대미 총수출량이 3.7% 증가해 291억 달러에 달했다. 미국이 한국에 투자하는 외국인직접투자도 작년 동기 대비 72.8% 증가해 8월 15억 달러를 넘어섰다. 그러나 아직 최고의 순간은 오지 않았다.

한미 FTA는 규제의 투명성, 일관성, 예측 가능성 면에서 규제 환경을 개선시킬 것이다. 예를 들어 지식재산권 분야에서 한국과 미국은 계속 협력해 창의력을 동반한 혁신을 장려하고 있다. 한국은 싸이의 ‘강남 스타일’에서 보듯 세계 문화의 리더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정보기술(IT)은 한국과 미국이 협력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분야다. 미국 회사는 한국의 IT산업 및 규제기관과 협력해 한국의 국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강남스타일 넘어 한국스타일로

한국은 또 의료산업 허브가 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어 의료기기 업체와 제약회사들에 중요한 시장이다. 한미 FTA는 투자와 일류 의료기술을 유치하는 것을 도와 의료관광 산업의 허브가 되는 데 일조할 것이다. 에너지(셰일가스) 산업과 금융서비스 산업에도 성장 기회가 존재한다. 한국 회사는 미국 셰일가스 투자에 자발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미국 액화천연가스(LNG)를 한국으로 수입하는 프로젝트는 2014년 시작될 예정이다. 성공적으로 녹색기후기금(GCF) 행사를 치른 한국을 축하하고 싶다. 한국 스타일 파이팅!

태미 오버비 미 상공회의소 부회장
#한미FTA#오바마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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