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철]성장동력 준비위해 융·복합교육 필수… 입학사정관제로 창의 인재 뽑아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3일 03시 00분


김철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융·복합대학 교수
김철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융·복합대학 교수
앞으로는 과학기술 융·복합과 인문 사회 철학 분야와의 통섭에 기초하는 창의적 지식 기반 산업이 발전을 견인하는 시대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사실 융·복합의 정의와 형태가 다양하고, 또 여러 한계도 있기 때문에 많은 학문 분야를 아우르며 다양한 과정을 거쳐 의미있고 가치있는 결과물을 내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추세에서 한발 비켜나 있거나, 한 걸음 늦는다면, 그 조그만 차이가 10년, 20년 후에는 엄청난 크기의 퇴보를 가져올 우려가 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 융·복합 분야에서도 크고 작은 결과물들이 도출되고 있다. 현재 많은 대학에서 ‘융·복합’ 관련 연구소, 전공분야, 교과 과정 등을 앞다투어 설립하며 융·복합 교육과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도 다가오는 시대에는 과학, 기술, 경제 및 제반 산업의 발전이 융·복합 기반이 될 것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저변 인구가 많은 스포츠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도 하고, 동호인들도 없는 경기 종목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물을 내기도 한다. 융·복합의 결과물들도 설령 소수에 의존한다 할지라도, 과학 공학 기술의 융·복합에서는 이러한 소수 연구·개발자들을 배태할 수 있는 넓은 토양이 필요하다. 융·복합에서 좋은 성과들을 거두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지식은 물론 타 전공 영역에 대한 수용적 자세와 타인의 의견이나 문화에 대한 열린 마음, 그리고 자기희생을 감수하고라도 공동의 가치를 추구하려는 자세 등 보이지 않는 여러 요인들이 있다. 이런 토양을 일구어 내는 제도 중의 하나가 바로 입학사정관제도이다. 그동안의 학업을 평가하고 창의성과 성실하고 끈질긴 노력을 관찰하며, 대인 관계 역량, 타 학문과 문화에 대한 열린 마음, 공공의 가치 추구 등을 살펴서 학생을 선발하는 입학사정관제도는 융·복합 시대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가려내기에는 최적의 제도이다.

입학사정관제도도 많은 ‘제도’들이 그렇듯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정책은 항상 최선의 최선을 찾아야겠지만 때로는 차선의 최선도 추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입학사정관제는 현재 교육 생태계의 딜레마를 극복하는 동시에 다가오는 융·복합 시대에 정합하는 최선의 제도로서 지속적으로 추구하여야 할 바이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성장 동력을 준비하는 데 융·복합 교육이 필수적’이라는 명제는 다음 정부가 제시하는 교육 철학보다 더욱 상위 명제여서 융·복합 교육에 근본이 되는 입학사정관제도에 대한 역행은 있을 수 없다고 본다. 오히려 지난 몇 년간 시행되어온 이 제도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좀더 심도 있는 평가를 시행하기 위한 예산 및 인력의 확충 등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서 융·복합 시대를 여는 창의, 인성 인재를 보다 공정하고 신뢰성있게 선발하여야 한다.

입학사정관제도를 포함한 교육 관련 정책들이 거시적이고 지속적으로 실행되어, 융·복합 과학기술 시대를 준비하는 인재육성에 차질이 없어야겠다.

김철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융·복합대학 교수
#기고#김철#과학 컨버전스#입학사정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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