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10>애매모호함에 승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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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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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이성의 시대’인 근대가 시작된 후 사회적 문화적으로 배척받기 시작한 가치가 ‘애매모호함’이다. 합리적 이성은 명확하지 않은 모든 것에 ‘근거와 증명’을 요구했고, 이것을 제시하지 못했을 때는 가차 없이 ‘근거 없음’, ‘증거 없음’이라는 낙인을 찍어 배제했다. 그 후 애매모호한 모든 것은 합리적 이성의 요구에 무릎을 꿇고 ‘올 오어 너싱(All or Nothing)’의 희생양이 됐다. 하지만 ‘이성의 시대’를 넘어 ‘창의성의 시대’가 된 지금은 이 애매모호함이라는 가치에 새롭게 투자해야 한다.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천재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이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이다. 그는 화가이자 발명가였으며 군사 기술자이자 해부학자였다. 한 개인의 힘으로 그 모든 것을 했다는 것을 믿기 어려울 정도의 천재성을 지녔다. 그런 그가 가장 사랑했던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애매모호함’이다. 그는 “모호한 것들을 껴안아라. 그리고 그 안에 들어가 모호함의 정체를 파헤쳐라”라고 말했다. 특히 그가 그린 작품인 ‘모나리자’의 미소는 이런 애매모호함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다. 기쁜 표정인지, 슬픈 표정인지를 알 수 없는 이 미소는 기존의 화풍에 대한 창의적 반격이자 새로운 표현의 원천이 됐다. 실제 이 미소를 컴퓨터로 분석하자, 기쁨과 만족의 감정이 83%, 부정적인 감정이 17% 섞여 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천재로 불렸던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이토록 애매모호함을 적극 수용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이성과 합리가 요구하는 ‘근거와 증명’이라는 틀에서 벗어나야 진정한 천재성, 혹은 창의성이 발현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세상을 바꾼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초기에 ‘낯설고 설익었다’,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 이유는 아직 모든 이가 동의할 만한 근거와 증명이 없기 때문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말하는 ‘모호함의 정체를 파헤쳐라’는 근거와 증명이라는 낡은 틀을 벗어나 ‘모호함’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내고 그것을 ‘창의성으로 가는 비상구’로 삼으라는 것이다. 애매모호한 것들을 수용하고 그 정체를 밝히기 위해 힘과 열정을 투자하라. 그런 노력이 당신을 새로운 ‘창의성의 세계’로 인도해줄 것이다.

이남훈 경제 경영 전문작가
#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올 오어 너싱#레오나르도 다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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