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민생 어찌 되건 제 밥그릇 챙기는 지방의원들

동아일보 입력 2011-11-01 03:00수정 2011-11-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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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244개 광역 및 기초 지방자치단체 의회 중 의정(議政)활동비와 월정수당을 포함하는 의정비를 올리기로 했거나 인상을 추진 중인 곳이 90곳을 넘는다. 강원과 경북도의회는 이미 인상을 결정했고 충남과 제주도의회, 광주시의회는 인상을 검토 중이다. 충북도의회는 인상을 결정했다가 도민들의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어제 동결 방침을 밝혔다. 기초의회도 사정이 비슷해 서울의 25개 자치구 중 송파 마포 은평구 등 세 곳이 인상 결정을 했고 네 곳이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지방의회 의원직은 무보수 명예직으로 출발했다가 2006년 유급제로 바뀌었다. 전국 광역 및 기초의원 3600명에게 의정비로 지급되는 국민 세금은 연간 1300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지방의원들이 지역에 대한 봉사나 지자체장의 권한 남용 감시라는 본연의 역할보다는 명예 권력 보수를 함께 누리는 ‘지방권력’으로 행세하는 곳이 적지 않다.

244개 지자체 가운데 87.3%인 213곳은 재정자립도가 50%에도 미치지 못한다. 자체 수입으로 공무원 인건비도 주지 못하는 지자체도 10여 곳이나 된다. 재정자립도가 25%에 불과한 경기 양평군의회나 지방채 발행 한도가 삭감될 만큼 재정이 나빠진 화성시의회 같은 곳까지 의정비를 올렸다. 곳간 사정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태도다. 국회의원과 달리 겸직 제한도 없는 지방의원 가운데는 재력가가 많다. 경기 침체로 주민의 살림살이가 팍팍해진 현실에서 지역 유지인 지방의원들이 ‘밥그릇’ 챙기기에 바쁘니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말이 부끄러울 지경이다.

지방의원들의 외유성 해외 출장이나 특권의식에서 나온 횡포도 위험수위를 넘었다. 최근 충북과 충남도의원들이 대규모로 관광성 해외출장에 나서 물의를 빚었다. 경기도의 일부 시군의회 의장들은 올해 5월 말 동남아 외유를 떠나면서 수행비서는 물론이고 운전사까지 동행했다. 자기 돈으로 여행을 떠나면 그러지는 못할 것이다. 경기 성남시의회의 이숙정 의원은 올해 초 자신의 이름을 모른다는 이유로 주민센터 여직원에게 난동에 가까운 행패를 부렸다. 지방의원들이 공무원에게 상전처럼 고압적으로 군림하는 태도는 전국에서 고질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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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원들이 제 밥그릇이나 챙기는 안하무인의 권력으로 변질돼 가고 있음을 개탄만 하고 있을 일이 아니다. 지방의원들이나 그들을 공천한 중앙당이 경각심을 갖지 못하면 유권자들이 다음 선거에서 표를 통해 응징하는 도리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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