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박혜란]여성 창업… 꿈은 크게, 실천은 작은 것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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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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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란 위버지니어스 거제원 원장
박혜란 위버지니어스 거제원 원장
최근 열리는 창업 관련 세미나에 가 보면 참석자 가운데 여성이 절반에 육박한다고 한다. 창업경영연구소는 2007년 10% 미만이던 여성 참가자가 2010년 40∼50%로 크게 증가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예비 창업자 10명 가운데 4명 이상이 여성이라는 이야기다.

실제 최근 몇 년 사이 창업시장이 성장하면서 여성들의 진출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창업에 도전장을 내미는 젊은 여성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결혼과 유아 등의 이유로 직장을 그만두었던 주부들도 가정 경제에 도움이 되고자 새로운 일을 하기 위해 속속 취업 전선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과 달리 여성 창업의 성공 확률은 매우 낮은 편이다. 여성은 사회생활을 하는 남자들에 비해 정보력과 인맥이 뒤처지고 육아문제는 물론이고 자금력과 전문성 등에서 불리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여성들은 사업을 해나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친화력과 섬세함, 부드러움을 남자보다 더 많이 갖추고 있다. 이 같은 여성 특유의 장점을 십분 활용해 아이템을 선정하고 사업 전략을 세운다면 오히려 남자들보다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본다. 이는 개인적인 경험으로 입증한 바이기도 하다.

필자는 현재 경남 거제에서 놀이학교 ‘위버지니어스’, 수학 전문 교육기관 ‘아담리즈 수학’, 신체 발달 교육 ‘짐슐레’를 운영하고 있다. 출산 후 재취업에 대한 고민을 심각하게 하고 있을 때 거제의 열악한 유아 교육환경이 틈새시장일 수 있겠다는 생각과 함께 앞으로 내 아이가 자라날 이곳에 좀 더 좋은 교육시설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직접적인 창업으로까지 이어졌다.

처음 창업을 결심했을 때 서울 본사에서 ‘거제도는 수요가 적다’며 난색을 표했다. 하지만 나와 같이 질 높은 교육을 찾는 어머니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던 터라 본사를 설득해 조그맣게 교육센터 문을 열게 됐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2003년 오픈 설명회 당시 500여 명 가까운 어머니들이 몰려와 성황을 이룬 것이다.

개업 이후 내 아이를 가르치는 심정으로 현장에서 직접 교육의 질을 높이고자 최선을 다했다. 어머니들과는 자녀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신뢰를 쌓아갔다. 아이들의 교육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의 이사를 계획하거나 조기 유학을 생각했던 어머니들에게 언젠가부터 학원을 차려 줘서 정말 고맙다는 이야기까지 듣게 됐다. 그 결과 현재는 확장 이전을 한 뒤 교육타운을 형성해 운영하고 있다.

필자가 처음 창업을 할 때만 해도 주변의 만류가 극심했다. 하지만 현재 나의 위치와 강점을 잘 살린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지금은 경상도, 부산, 거제 지역에서 교육기관 창업을 희망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준비하고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에 따라 여성 창업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다. 대부분의 여성은 창업을 하려고 해도 여러 이유로 많이 망설이게 된다. 하지만 여성의 강점을 잘 살린 아이템 선정과 전략 수립이 뒤따른다면 ‘성공한 여성 창업가’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창업은 자신의 능력과 감각을 살릴 수 있는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라는 점을 꼭 기억할 필요가 있다. 아마 지금도 수많은 여성이 성공적인 창업을 하기 위해 교육을 받고 다양한 사업 아이템을 찾아보고 있을 것이다. 꿈은 크게 가지되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실천하는 것이 험난한 창업시장에서 끝까지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여성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박혜란 위버지니어스 거제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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