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경주]돼지고기, 아직도 삼겹살만 드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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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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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주 대한영양사협회 회장
김경주 대한영양사협회 회장
한국 사람의 삼겹살 사랑은 유별나다. 황사가 심한 봄날에는 어김없이 삼겹살 집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회사원들의 회식 메뉴 1순위는 언제나 삼겹살이다. 한국 사람의 삼겹살 사랑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한국 특유의 식문화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한국 사람은 유달리 고기의 부드러운 식감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돼지고기 중 부드러운 식감을 내는, 지방이 많고 살코기와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삼겹살의 인기가 높다.

하지만 돼지고기는 삼겹살 말고도 안심, 등심, 앞·뒷다리살 등 맛도 좋고 영양소도 많은 다른 부위가 여럿인데 유독 삼겹살만 찾는 현실은 아쉽다. 특히 100kg 돼지 한 마리에서 나오는 삼겹살은 10kg 정도지만 안심과 등심, 다리살 부위는 35kg 정도 나오기 때문에 생산성도 훨씬 높다. 상대적으로 가격도 삼겹살보다 매우 저렴하기 때문에 그야말로 삼겹살 못지않은 ‘국민음식’이 될 수 있는 조건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영양학적으로 볼 때 안심의 지방 함량은 100g당 13g 정도로 삼겹살의 28g에 비해 절반이 안 되면서도 식감은 부드럽고 담백하다. 안심뿐만 아니라 등심 역시 지방 함량이 적으며, 특히 쫄깃한 뒷다리살 부분은 식품 중에서 비타민 B1이 많기로 유명하다. 비타민 B1은 탄수화물을 분해하여 에너지 생성을 촉진시키는 영양소로 활동량이 많은 청소년이나 운동선수에게 특히 필요한 영양성분이다. 특히 뒷다리살은 다양한 육가공 제품으로 많이 소비된다. 최근에는 소금에 절여 발효시킨 생햄을 만드는 기술이 발달돼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 부위가 제대로 소비되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고단백 저지방의 돼지 안심과 등심, 뒷다리살은 경제적이고 영양학적으로도 권장할 만한 참살이(웰빙) 식품이라고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앞으로는 돼지고기의 안심, 등심, 뒷다리살 등 고단백 저지방 부위를 많이 섭취하여 건강을 유지하고, 이를 통한 돼지고기의 균형 소비로 구제역과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위기에 처한 우리나라 양돈산업의 발전에도 기여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기를 기대한다.

김경주 대한영양사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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