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바른말 못하는 중국, 北모험주의 부추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13일 03시 00분


중국이 우리 정부에 설명한 지난주 다이빙궈 국무위원의 방북 결과에 따르면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북한의 태도에 전혀 변화가 없다. 남한이 먼저 포격을 가해 자위권 차원에서 대응했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모양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다이 국무위원이 ‘당분간 도발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했으나 우리가 바라는 근본적 변화의 신호는 못 들었다”고 말했다. 국제사회는 북한을 견제하는 중국의 역할에 대해 점차 기대를 접는 분위기다.

중국 신화통신은 다이 국무위원이 김정일을 만나 “솔직하고 심도 있는 대화 끝에 중요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보도했으나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6자회담 문제를 주로 논의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6자회담 카드는 북의 도발 책임을 흐리기 위한 물 타기에 불과하다. 북이 핵을 포기할 뜻이 없다면 6자회담은 시간 낭비다. 6자회담에 응하는 척하며 식량 등 원조를 챙기고 뒤로는 핵개발을 계속한 북에 다시 속을 수는 없다. 지금은 6자회담 재개를 거론할 시기도 아니다. 북의 잘못된 행동에 대가를 지불하는 꼴이 되고 만다.

6자회담 당사국 중 중국만 북한 편을 들고 있다. 미국 일본은 물론 러시아까지 북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쪽에 서 있다. 중국이 단호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변하지 않으면 북은 중국의 비호를 믿고 핵개발과 군사적 도발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연평도 도발 직후 다이 국무위원은 서울에 찾아와 이명박 대통령에게 ‘냉정과 자제’를 요구했다. 도발 주체와 책임은 따지지 않고 마치 어린아이에게 “싸우지 말라”며 타이르고 돌아간 격이다.

박의춘 북한 외무상은 10일 러시아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핵개발을 한미 양국의 ‘적대 정책’ 탓으로 돌렸다. 대남 선전단체인 ‘조선평화옹호전국민족위원회’는 최근 한미 합참의장 회의를 ‘전쟁모의’라면서 “전면전이 다시 터지면 결코 조선반도의 범위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사일에 실을 수도 없는 수준의 핵탄두 몇 개로 미국 본토 공격까지 불사하겠다는 협박인가.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행태다. 북은 이란에 이어 미얀마의 핵 및 미사일 개발도 비밀리에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이 새로 제기됐다. 국제사회의 불량배를 계속 감싸는 것은 자국 안보와 국익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중국은 빨리 깨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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