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눈/니컬러스 크리스토프]이슬람에 대한 편견, 이게 미국인가

동아일보 입력 2010-09-14 03:00수정 2014-07-2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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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을 향한 언급이 오늘날 얼마나 격이 떨어지고 앙심으로 가득 차 있는지 한번 보자. 잡지 뉴리퍼블릭의 편집장 마틴 페레츠 씨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무슬림은 그들이 남용하고 있는 미국 수정헌법 1조의 혜택을 받을 가치가 있는가”라고 의문을 표시했다. 오랫동안 관용의 정신을 지켜온 잡지의 한 저명한 논평가가 무슬림이 헌법적 자유를 누릴 가치가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

지금은 미국인의 가치가 시험받는 시대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계 미국인을 감금한 일이나 나치 유럽을 피해 온 유대인의 수용을 거부한 때처럼.

이 시험이 9·11테러 직후에 왔다면 오히려 자연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자신의 각료 중 보수파를 축출하고 알카에다와 이슬람을 혼동하지 말라고 경고했기 때문에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이 백악관에 있지 않자 보수 원조들이 나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적대자 중에는 파렴치한 거짓말을 퍼뜨리는 사람도 있다. 오바마는 거짓말쟁이이며 “그의 무슬림 신앙에 따르면 거짓말도 오케이”라고 쓴 e메일이 나돌고 있다.

놀랍게도 뉴스위크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원 52%가 오바마가 세계의 이슬람화를 추구하는 이슬람 원리주의자의 목표에 공감하고 있음이 명백히 사실이거나 아마도 사실일 것으로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극단이 우리의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오히려 지하드(성전)에 힘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뉴스위크는 그라운드제로 인근 이슬람사원(모스크) 건립 반대에 대해 한 탈레반 정보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모스크의 건립을 막음으로써 미국은 우리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우리에게 더 많은 인력 충원과 기부와 지지 획득이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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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에 대한 편견에 가득 찬 발언은 사실 모스크를 한 번도 방문해본 적이 없거나 무슬림을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로부터 나온다. 무지를 통해 그들은 내가 무슬림 국가에서 만난, 한 번도 유대인을 만나지 못한 사람들의 반(反)유대주의를 거꾸로 보여주고 있다.

한 미국 대학교수는 ‘세계의 모든 무슬림’이 맨해튼 이슬람 센터는 미국에 대한 승리를 의미한다고 믿는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나는 이 편지를 보면서 모든 유대인이 9·11테러를 미리 알고 있었고 그래서 그들은 세계무역센터에서 한 명도 죽지 않았다고 말하곤 했던 파키스탄인들을 떠올린다.

이슬람이 단점도 있다. 예를 들어 많은 이슬람 국가에서 자행되는 여성 학대에 대해서는 더욱더 분노해야 한다. 그러나 무턱대고 어느 한 종교집단을 비난하는 것은 위험한 편견이다.

지금이 시험의 기간이라면 어떤 이들은 이 시험을 멋지게 통과했다. 매사추세츠 주의 한 랍비학교 학생 레이철 배런블렛이 그렇다. 그녀는 술에 취한 사람이 모스크에서 오줌을 갈겨 기도깔개를 더럽히자 이를 바꿔주기 위한 모금을 벌여 유대인과 기독교인으로부터 1100달러 이상을 모금했다.

육체적으로, 또 언어적으로 공격을 받는 동안 주변 사람들이 침묵하고 있을 때 그 기분이 어떤지 안다고 랍비 데이비드 세이버스타인은 말했다. 그는 “2010년 이곳 미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시어도어 매캐릭 추기경은 이렇게 말했다. “이것은 미국이 아니다. 미국은 증오 위에 건립되지 않았다.”

복음주의 기독교 지도자 리처드 시지크 목사는 이슬람을 비난하는 사람들을 향해 “당신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에 먹칠을 하고 있으며 이웃을 사랑하라는 그의 계명을 직접 거스르고 있다”고 말했다.

니컬러스 크리스토프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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