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김승권]저출산·고령화 대책의 미비점

동아일보 입력 2010-09-10 03:00수정 2010-09-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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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사회적 이슈로 제기된 것은 2003년이다. 현재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2006∼2010년)이 추진되고 있다. 올해 마무리되는 1차 계획은 약 42조 원을 투입했지만 결과에 그다지 좋은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다. 고령사회 대책은 노후 삶의 질 향상 기반구축, 성장동력 확보 등의 측면에서 비교적 성공적이라고 판단된다. 상대적으로 저출산 대책은 성공보다는 실패에 가깝다. 이는 가장 중요한 지표인 합계출산율(TFR)이 2007년 1.25명, 2008년 1.19명, 2009년 1.15명으로 여전히 세계 최저수준에서 맴돌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출생아도 2007년 49만3200명에서 2008년 46만5900명, 2009년 44만4800명으로 감소했다.

출산 장려, 맞벌이 부부에 초점

약 77조 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제2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안(2011∼2015년)이 발표됐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저출산 대책은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맞벌이 부부 지원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고령사회 대책은 본격적인 은퇴기를 맞는 베이비 부머 세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저출산 대책은 육아휴직 급여 인상 및 자녀 연령기준 상향, 맞벌이 부부 보육료 지원 확대, 소득하위 70%까지 보육료 전액 지원 등이 핵심이다. 고령사회 대책은 정책 대상자를 종전의 65세 이상에서 55세 이상으로 확대하고 관행화된 조기퇴직을 차단하기 위한 임금피크제 활성화, 베이비붐 세대 재취업 지원,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 방안으로서 농어업인 연금보험료 지원 등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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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기본계획은 주거 안정과 취업난 해소를 위한 대책 등을 포함해 더욱 포괄적으로 접근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전체적으로 2차 기본계획은 1차 계획의 한계점을 보완하면서 심화되고 있는 저출산·고령화에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잠재성장률을 향상시키고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정책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차 기본계획에서도 우려되는 점이 몇 가지 있다. 사적(私的) 영역인 출산을 국가가 장려하기 위해선 개인의 출산 장애요인을 제거해 결혼 또는 출산에 친화적인 사회환경을 조성해야 하는데, 이번 계획이 얼마나 이에 충실한지 의문이 든다. 예를 들어 한 자녀의 출생에서 대학 졸업까지 드는 총양육비는 2억6204만 원(2009년 기준)이며, 부모의 양육비 부담은 상급 학교로 갈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차 기본계획이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 대책인지는 의문이다.

전업주부-미혼여성은 빠져 문제

두 번째, 출산은 물질적인 면과 관념적인 면이 동시에 반영돼 결정되기 때문에 저출산 대책은 관념적인 측면에서 국가지원체계, 가족문화, 양육태도, 이민정책 등 모든 사회제도와 관습을 충실히 고려해야 하고, 사회적 합의를 기본적으로 요구한다. 또한 세대 간 이전(transfer)과 동거(co-residence)를 강화하고 권장하는 정책도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2차 계획이 맞벌이 부부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전업주부와 미혼여성이 정책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찍 저출산을 경험한 해외에서는 맞벌이 가족에 초점을 둔 저출산 대책 효과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전업주부를 위한 정책으로 전환을 노린 바 있다. 특히 기혼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지 않고 많은 기혼여성이 자영업자로서 경제활동을 하는 한국 사회의 특성을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다.

김승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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