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정성희]구글TV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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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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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8년 소리와 영상을 결합해 보여 주는 TV의 등장은 세계인에게 충격을 주었다. 1954년 TV 수상기 한 대가 서울 종로 보신각 전자제품 대리점에 전시되었을 때 촌로들은 TV 상자 속에 진짜 사람이 산다고 여겼다. 1961년 국영 KBS가 등장하면서 안방극장 시대가 열렸다. ‘미디어는 메시지’라는 캐나다 언론학자 마셜 매클루언의 명제를 빌린다면 TV야말로 ‘눈’이라는 감각기관을 세계로 확장함으로써 세계관의 변화를 일으킨 발명품이다.

▷TV는 방송국이 제공한 프로그램을 시청자가 보도록 해준다. 흑백이 컬러로, 아날로그가 디지털로, 브라운관TV가 평면TV로 진화해도 변치 않는 사실이었다. 앉아서 보는 TV가 들고 다니면서 보는 DMB로 바뀌어도 마찬가지였다. 이번에 구글사가 TV 리모컨에 대고 말을 하면 프로그램을 띄워주는 새로운 차원의 TV를 들고 나왔다. 강력한 구글 검색기능과 수만 개의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 응용프로그램을 결합한 TV다. 구글TV가 보급되면 방송사 중심의 TV 시장이 시청자 우위로 바뀌는 혁명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국내 기업들이 유선 위주의 폐쇄적 인터넷 환경에 갇혀 있는 사이에 애플과 구글은 무선인터넷에 기초한 스마트폰을 내놓아 세계 시장을 장악했다. 미국에서 애플사의 태블릿 PC 아이패드는 품귀 현상이 빚어져 웃돈을 주고도 못 산다. 우리나라는 통신사와 방송사의 이해 다툼으로 인터넷 기반의 IPTV도 정착시키지 못한 상황에서 신천지를 만들어버린 구글TV를 먼발치로 구경만 해야 하나.

▷요즘 누리꾼들 사이에선 아이패드가 컴퓨터냐 아니냐를 두고 논쟁이 한창이다. 구글TV도 TV인지, 컴퓨터인지 헷갈린다. 틀에 박힌 기존의 사고방식으로는 분류가 불가능한 혁신적 제품이라서 그런 논쟁이 일어난다. 21세기에 우리를 먹여 살릴 사업 아이템도 기존 패러다임을 뛰어넘는 발상이 있어야 찾아낼 수 있다. 구글 안드로이드폰은 대만기업 HTC가 만들고 구글TV는 일본 소니가 제작한다. 구글이 가진 것은 기발한 상상력에 기초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다. 우리 기업들은 구글이나 애플의 상상력을 정녕 따라갈 수 없는가. 기술력의 최고 경지는 결국 상상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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