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바스치앙 살가두 ‘아프리카’전]호수를 걷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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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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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말리
―1985년 말리
한때 이곳은 파기빈 호수로 불렸다. 하지만 가뭄과 사막화가 지속되면서 조금씩 물이 말라가더니 지금은 황량한 땅만 남았다. 사진 속 비쩍 마른 몸을 하고 먹을거리를 찾아 헤매는 사람처럼 나무도 비쩍 말랐다. 아프리카 곳곳에서 한때 번창했던 농경지가 사막화의 위세 속에 폐허로 변해 가고 있다.

잠시의 불편을 못 참아 자동차를 끌고 나오고, 잠깐의 더위를 못 참아 에어컨을 쐬었을 뿐인데 지구마을 어딘가의 이웃이 마실 물과 살 곳을 잃었다. 풍요가 일부에 집중되면서 지구마을의 살 만한 땅은 좁아져 간다.

궁핍은 ‘그들’의 몫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그 칼끝이 ‘우리’의 풍요를 향하고 있다. 기후 변화는 이미 중요한 안보 문제다. ‘지구 온난화’라는 전 지구적 의제가 정치인 또는 외교가의 전유물이 아닌 이유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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