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올해도 지난해처럼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을 백악관에 초청해 북미 프로미식축구 리그(NFL) 결승전인 슈버볼 경기를 같이 지켜볼 것이라고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이 말했습니다. 물론 양당 의원들을 초청해 슈버볼을 같이 지켜본다고 수년간 쌓인 상호불신과 적대적 수사(rhetoric)가 한순간에 지워질 것이라는 환상은 갖고 있지 않다는 말도 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워싱턴 근교 볼티모어에서 열린 공화당 하원의원 정책토론회에도 참석했습니다. 대통령이 미국이 직면한 최대 현안인 경기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둘러싼 문제들을 야당 의원들과 직접 협의하고 서로 마음에 담아둔 생각들을 들어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작지 않을 것입니다. 기브스 대변인도 "민주당이건 공화당이건 어느 한쪽이 100% 자기 생각만 갖고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아무 것도 못할 것"이라며 대화 토론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로 58번째 생일을 맞은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에게 그제 주호영 특임장관을 보내 축하난을 선물했습니다. 그러나 주 장관은 다른 일정 때문에 만날 수 없다는 박 전 대표와 대면도 하지 못한 채 박 전 대표 사무실에 난을 그냥 두고 나왔습니다. 세종시 수정안을 추진하는 이 대통령과 원안을 고수하는 박 전 대표의 사이에 생일축하라는 인간적 의례마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장면이 답답할 따름입니다.
이견이 있다면 서로 얘기를 들어보고 설득할 것은 설득하고 양보할 것은 양보해서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정치의 본령일 것입니다. 여야간에도 그러하거늘 하물며 같은 정권의 양대 주주라 할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 사이에 대화는커녕 소통의 창구마저 막혀 있다는 것은 두 사람 뿐만 아니라 나라의 불행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와 박 전 대표 간에도 어제 정 대표의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전후해 핑퐁식 말싸움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여당 내부에서 허공에 대고 주먹질하기보다는 무엇이 국가적 효율성과 균형발전을 위해 과연 더 좋은 방안인지 머리를 맞대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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