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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3월 19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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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검장이 매주 두 차례 검찰총장을 만나 수사 상황과 정보를 보고하는 검찰총장 면담 제도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해치는 ‘출발점’으로 지적돼 왔다.
대검 관계자는 “일선 검사들이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면담 자료를 준비하느라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아 금요일 면담은 없앴다”며 “총장이 일선 지검의 상황을 너무 모르면 또 다른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전면 폐지는 어렵다”고 말했다.
복무 방침도 색다르다. 이 총장이 최근에서야 정한 복무 방침은 ‘신뢰받는 국민의 검찰’. 서울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이전의 복무 방침은 검찰이 밖을 향해 칼끝을 겨냥하고 있는 개념이었고 새 복무 방침은 검찰 스스로를 돌아보자는 취지로 들린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또 수도승같은 고립 생활을 두 달 넘게 이어오고 있다. 취임 후 집무실은 물론 퇴근 후에도 단 한번도 외부인사를 만난 적이 없고 점심은 매일 구내식당에서 때운다. 골프도 그만뒀고 이른 아침 혼자 산행을 한다.
사무실도 텅 비어 있다. 서가에는 책 한 권 꽂혀 있지 않고 역대 검찰총장의 ‘필수품’이던 대통령과의 악수 사진도 없다. 옷걸이에 걸린 외투와 책상 옆의 007가방이 유일한 개인 소장품이다. 그의 사무실에 들렀던 기자들은 “언제든지 그만두실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같다”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수형기자 so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