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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26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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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의 왕건과 함께 한반도의 패권을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백제의 견훤이 올해 ‘저축왕’에 올랐다. TV 대하드라마 왕건에서 견훤 역을 열연하고 있는 탤런트 서인석씨(51)가 2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올해 저축의 날 기념식에서 국민포장을 받은 것.
드라마에서는 왕건에게 패배해 웅지를 펴보지 못하는 비운의 영웅이지만 드라마 밖에서는 연예계에서 최고의 자린고비로 뽑힌 셈이다.
호방한 견훤 역과 달리 검소하고 서민적인 자세를 보여준 것. 서씨는 이날 기자회견장에서도 “평범한 이 얼굴로 배우를 하는 것이 신기할 정도”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90년 저축의 날에도 대통령표창을 받은 적이 있다.
서씨는 조흥은행을 다녔던 부친의 영향을 받아 어렸을 때부터 은행 문을 들락거렸다. 그러나 그를 저축왕에 오르게 한 것은 아이러니컬하게도 ‘들쭉날쭉한 출연료’ 덕택이었다. 어렵게 받은 출연료를 우선 은행에 맡겨놓지 않으면 불안해서 살 수가 없었다는 것. 제법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면서부터 생활비를 쓰고도 남는 돈이 생겨 ‘이중으로’ 저축하고 살았다. 통장에서 돈을 빼낸 기억은 집 살 때뿐이라고 한다.
“주식에선 다 실패했습니다. 가까운 사람에게 맡겼다 싶으면 원금이 남아나지 않더군요.”
이런 경험 때문인지 서씨는 저금리 시대에도 여전히 저축이 살길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 몇 년 동안 은행간 우열이 갈린 탓인지 “우량은행을 찾아야겠더라”는 얘기는 빼놓지 않았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또 서생현씨(49·의류수선업)가 국민훈장 목련장, 야구선수 이종범씨가 대통령표창을 받는 등 서씨 외에 422명이 각종 훈장 및 상을 받았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