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개통 경의선 복구책임자 손문영씨

입력 2001-09-29 17:30수정 2009-09-19 06:22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제 손으로 닦은 경의선을 타고 고향으로 가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경의선 복구공사 현장 책임자인 현대건설 손문영(孫文榮·49) 부장은 착공 1년 만에 30일 개통되는 문산역∼임진강역 구간을 바라보며 이 같은 소망을 밝혔다.

함북 북청이 고향으로 속초 아바이 마을에 사는 손 부장의 아버지는 매번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했다 탈락했으나 아들이 북으로 향하는 경의선 복원공사의 중책을 맡아 이를 위안으로 삼고 있다.

경의선 복원공사는 문산 이북 구간을 복원하는 공사 정도로만 비쳤지만 곳곳에 숨어있는 지뢰, 낡은 철교와 교각 등에다 공기가 짧아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특히 지난 겨울 영하 25도 이하로 떨어지는 기온과 폭설로 공사에 큰 차질을 빚을 뻔했지만 단 하루의 휴일도 없이 강행해 일부구간을 개통하게 됐다.

손 부장은 “시베리아에서도 2년 넘게 현장소장으로 일했지만 이번 겨울 추위는 그때보다 더 심했다”며 “지뢰와 함께 추위가 공사의 큰 장애물이었다”고 말했다.

“봄에는 가뭄이 극심해 임진강 수위가 낮아져 농민들이 애를 태웠지만 물 빠진 틈을 타 교각 보강공사를 해야하는 손 부장은 ‘비가 오면 안 되는데…’ 하는 심정에 농민들에게 죄책감을 갖기도 했습니다.”

장기간에 걸쳐 오밀조밀하게 추진하는 공사가 아니라 단기간에 많은 작업량을 소화해야하기 때문에 ‘저돌성’이 주특기인 ‘현대’의 분위기에 잘 맞았던 것이 다행이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공사 중 발견한 수백개의 대전차, 대인 지뢰를 안전하게 처리했고 임진강철교에서 발견된 8000여개의 총탄 자국을 모두 보수한 것이 큰 보람입니다.”

마무리 공사 때문에 이번 추석도 현장에서 보내야 하는 그는 “아직까지 비무장지대 구간은 손도 대지 못해 아쉽다”며 “전 구간 복원공사가 하루빨리 시작돼 아버지를 비롯한 실향민들께 추석선물로 전해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복원 경의선 중 임진강역행은 서울역에서는 오전 8시50분 한 차례 출발하며 신촌역에서는 오전 11시(토, 일, 공휴일은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한시간 간격으로 출발한다.

<파주〓이동영기자>argus@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