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이상화 시전집'낸 경북대 국문학과 이상규교수

  • 입력 2001년 7월 26일 18시 27분


“민족의 얼이 담긴 상화 선생의 시가 올바로 읽히는 데 보탬이 되길 바랍니다.”

경북대 국문학과 이상규(李相揆·48)교수가 민족시인 상화 이상화(尙火 李相和)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최근 ‘이상화 시전집’을 출간했다.

그는 “지금까지 이상화 선생의 시를 현대어법에 맞게 고친 ‘교열본’ 시집에 오류가 적지 않았다”며 “5년간의 작업 끝에 이를 바로잡아 새 시집을 펴내게 됐다”고 말했다. 총 1006쪽 분량의 이 책에는 이상화선생이 남긴 시 58편, 영시(英詩) 1편, 번역시 3편, 시조 1편, 동시 1편 등 모두 65편의 원본과 교열본이 실려 있다.

그는 경상도 사투리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대구 출신인 상화 선생의 시 작품중 의미가 잘못 전달된 단어가 100여개에 이른다고 소개했다.

한 예로 ‘오늘의 노래’ 중 ‘선웃음치고 하품만 며해채 속에서 조을고 잇다/…’는 구절에서 ‘며해채’는 ‘몇 해째’라는 의미로 지금까지 풀이돼 왔으나 이는 잘못이라는 것. ‘해채’는 ‘수채(하수구)’ 즉 ‘더러운 개울’을 뜻하는 대구 사투리이므로 ‘선웃음치고 하품만 하며 해채(시궁창) 속에서 조을고 있다’로 읽어야 한다는 것.

그는 “이번 시집 편찬 과정에서 일제때 상화 선생의 제자 이문기가 일본경찰의 눈을 피해 그의 작품을 보관해 오던 중 월북한 사실도 알게 됐다”며 “북한에서 상화 선생이 남긴 미발표 시가 추가로 발견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상화의 창작소설 ‘숙자’를 비롯한 4편의 소설과 산문 등을 한데 엮은 ‘상화 문학전집’과 ‘이육사 시전집’도 조만간 펴 낼 예정이다.

<대구〓정용균기자>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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