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연교수 일문일답]"소신불변…사퇴 스스로 결정"

  • 입력 2001년 2월 28일 18시 31분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과거사 사과문제에 대한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황태연(黃台淵)동국대 교수는 28일 자신의 발언이 왜곡됐다고 주장하고 "의도적으로 발언을 왜곡한 일부 정당과 언론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황교수와의 대화 요지.

▼관련기사▼

- 황교수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 사퇴

-김위원장에게 전쟁 책임이 없다는 데 대해 반론이 집중되는데, 소신에는 변함이 없나.

"그렇다. 전쟁범죄의 법적책임은 김일성 등 전쟁 결정자들에게 있고 직접 참여하지 않은 김정일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사과를 받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재판에서 잘잘못을 가리고 난 후에 도의적으로 사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국가경영전략연구소) 부소장직 사퇴는 당과 상의했나.

"사전에 연락하지 않았다. 변호사와 소송 관련 상의를 끝내고 사퇴를 결심한 이후 당에 통보했다. 총재 직속 연구소 부소장으로서 소송을 제기하면 당에 부담이 될까봐 사퇴하게 된 것이다."

-왜 소송을 결심했나.

"일부 정당이 나를 김일성대 교수에 비유하고, 언론은 김위원장의 사과를 안받아도 된다고 발언했다는 식으로 왜곡했기 때문이다. 중차대한 남북문제에 관한 발언을 왜곡하는 것은 묵과할 수 없다."

-황교수의 발언을 두고 야당은 대통령과 정권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상투적인 정치공세다. 법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다. 내가 사퇴함으로써 그렇지 않다는 것이 반증되는 것 아니냐."

-여당은 황교수의 개인 소신이라고 하는데….

"지당하다. 연설 원고를 당 부설 연구소 안에서 준비한 것도 아니고 혼자 작업했다. 당과는 상의하지도 않았으며 원고를 사전에 보여주지도 않았다."

-다른 할 말은.

"일부 인터넷 (여론)조사에서는 내 말이 옳다는 응답이 절반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민정서 운운하면서 여론을 오도하면 안된다. 매카시즘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국민 일부의 '레드 컴플렉스'를 의도적으로 자극하기 위한 것이다."

<윤종구기자>jkma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