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세 할아버지의 효행]88세 老母 30년 봉양

  • 입력 2000년 5월 5일 22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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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을 훨씬 넘긴 할아버지가 거동이 불편한 노모를 극진히 봉양해 주위로부터 ‘하늘이 내린 효자’라는 얘기를 듣고 있다.

어버이날인 8일 대통령 표창을 받는 충북 충주시 연수동 김태진(金泰珍·66)씨. 김씨는 강원 영월에 살던 72년 큰 홍수로 산사태가 나면서 집이 매몰돼 아버지와 부인을 잃은 뒤 어머니(오분례·吳分禮·88)를 모시고 고향 충주로 돌아와 모시기 시작했다.

아파트 공사장에서 도배일 등을 하며 3남3녀를 어렵게 기른 김씨는 10년전 막내아들(30)마저 취직해 외지로 떠나자 혼자 어머니를 모시며 살아왔다.

집이 매몰됐을 때 허리를 다쳐 거동도 못하는 노모의 대소변을 받아내는 것은 물론 끼니때마다 따뜻한 밥을 지어 드리고 있다. 생활비는 매달 아들 딸이 보내주는 20만원이 전부.

김씨는 동네 경로당 총무까지 맡아 노인들에게 수시로 차를 대접하고 경로당 청소도 도맡아 하고 있다.

김씨는 “어머니를 편히 모셔야 하는데 갈수록 식욕이 떨어지시는 것 같아 걱정”이라며 “당연히 해야할 일을 한 것뿐인데 큰 상을 주신다니 몸둘 바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충주〓이기진기자> doyoce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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