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이 전 세계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작품 속 전통 복식 ‘갓’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정작 갓을 만드는 기술 ‘갓일(갓 제작 기술)’은 전승의 끈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 보유자 단 4명, 평균 83세… 사라질 위기의 ‘갓일’
1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가유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가무형유산 ‘갓일’ 보유자는 전국에 단 4명뿐으로 확인됐다.
‘갓일’은 말총으로 만든 ‘대우’(갓의 윗부분)와 가는 대올로 만든 ‘양태’(챙 부분)를 결합해 형태를 잡고, 죽사나 명주실을 덧입힌 뒤 흑칠로 마감하는 전통 공예 기술이다. 우리나라 전통 복식의 상징이자 조선시대 신분제 사회의 문화적 상징물로 꼽히지만, 현재 그 맥은 끊길 위기에 처했다.
보유자 4명은 경기와 제주에 각각 2명씩 거주하고 있으며, 남녀 비율은 각각 2명이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83세로, 대부분 80대 후반 고령층이다. 사실상 전승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 예산 줄고, 후계자는 없다… “무형유산 존속 구조가 흔들려”
‘갓일’뿐 아니라 다수의 국가무형유산 종목에서도 전승 공백이 나타나고 있다. 현재 전승 취약 종목은 25개이며, 이 중 23개는 5년 이상 취약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전통장’(94세), ‘발탈’(86~91세), ‘악기장(편종·편경)’(90세) 등이 있다. 또한 국가긴급보호무형유산 4종 가운데 3종목이 보유자 공백 상태다. ‘나주의 샛골살이’, ‘바디장’, ‘백동연죽장’ 모두 이수자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바디장’은 2006년 보유자 사망 이후 25년째 전승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예산 감소도 문제다. 국가무형유산 예산은 2024년 639억 원에서 2025년 543억 원으로 약 90억 원이 줄었다.
● “전통문화의 전승 곧 국가 정체성의 보존”
민형배 의원은 “전통문화의 전승은 곧 국가 정체성의 보존“이라며 ”몇 분의 고령 장인이 명맥을 간신히 잇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젊은 세대가 전승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책적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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