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또 어린이 집단 성폭행…23~66세 가해자 17명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18일 2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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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는 청각장애 12세 여자 어린이…동영상 찍어 협박
23~66세 아파트 관리기술자들에게 7개월간 성폭행 당해
“어린이 성폭행 사형” 행정명령에도 강간범죄 끊이지 않아

‘어린이 강간 대국’으로 악명 높은 인도에서 또 10대 소녀를 대상으로 한 잔혹한 집단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청각 장애를 가진 12세 소녀. 23~66세의 남성 가해자 17명은 이 소녀가 거주하는 아파트의 경비원, 배관공 등 관리기술자들이다.

18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인도 첸나이시 당국은 이 소녀가 1월부터 거주지인 아파트 건물 곳곳에서 7개월 가까이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해 왔다고 밝혔다.

처음으로 소녀를 성폭행한 가해자는 66세 엘리베이터 기술자였다. 그는 성폭행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하기 위해 다른 가해자들을 끌어들였다. 이들은 소녀를 칼로 위협해 ‘성폭행 피해 사실을 신고하면 동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들은 소녀에게 약을 먹여 잠들게 한 뒤 아파트 발전기창고, 지하실, 테라스, 체육관, 공중화장실 등으로 데려가 성폭행했다.

피해자는 14일 가족을 만나려고 델리에서 찾아온 언니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놓았다. 가족의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16일 강간, 살인미수, 협박 등의 혐의로 가해자들을 체포했다. 첸나이시가 속한 마르다스주 변호사협회는 “협회 소속 변호사는 누구도 이들의 변호를 맡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 국립범죄기록국에 따르면 2016년 12세 이하 어린이에 대한 강간 범죄 신고 건수는 2012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2016년 한 해 동안 3만9000여 건의 강간 사건이 벌어졌으며 피해자의 40%가 18세 이하 청소년이었다. 1월에는 여덟 살 이슬람교도 소녀가 힌두교도 남성들에게 납치돼 5일간 성폭행당한 뒤 돌로 맞아 살해당한 채 발견됐다.

4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12세 이하 어린이를 성폭행하면 최고 사형에 처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마련했지만 이후에도 자르칸드주에서 16세 소녀가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살해당하는 등 유사 범죄가 이어지고 있다.

손택균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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