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나는 트위터를 하지 않지만 트럼프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7일 21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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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트위터를 하지 않지만 트위터에 들어가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입력하면 필요한 모든 걸 얻을 수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6일(현지 시간) 베를린의 한 극장에서 열린 여성잡지 브리기테와의 대담에서 이렇게 말하자 청중은 폭소를 터뜨렸다. 트럼프와 껄끄러운 사이로 알려진 메르켈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를 꼼꼼히 체크하는 것은 ‘적을 알아야 이길 수 있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들을 통해 정제된 의견을 내는 관례를 깨고 본인이 직접 트위터에 활발하게 글을 올리고 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메르켈 총리의 이민 포용 정책과 소극적인 방위비 분담을 강하게 비판한 적도 있다. 메르켈 총리는 “트럼프는 나와 세계화에 관해 매우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며 “유럽인으로서의 책임을 지는 게 우리의 과제다. 미국에 더 이상 전적으로 의존할 수 없다”고 말했다.

3월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악수를 거부하는 듯한 모습이 연출된 데 대해서는 “트럼프는 그 전에 비슷한 두 번의 상황에서 이미 악수를 했기 때문에 또 할 필요를 못 느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메르켈 총리는 “9월 총선을 앞두고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느냐”란 질문에 “하루에 적어도 한 번은 꼭 크게 웃는다. 안 그러면 이 일을 할 수 없다”며 “유머는 정치에서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누구도 나에게서 휴일을 빼앗아 갈 수 없다”고도 했다. 대통령 이후의 행보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잠을 더 많이 자는 건 나쁘지 않다”고 농담을 던졌다.

메르켈 총리는 소속 정당인 기민-기사당 연합과 동성결혼 합법화에 반대해 왔지만 이날 대담에서는 “의원들이 ‘양심의 문제’로 향후 동성결혼 이슈를 다룰 수 있다”며 열린 자세를 취했다. 9월 총선의 주요 쟁점으로 급부상한 동성결혼 합법화에 국민 여론은 찬성 쪽이 조금 더 많은 편이다.

파리=동정민특파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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