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살배기 살해한 친모와 ‘진돗개 숭배교’ 신자들에게 중형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3일 21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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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 종교에 빠져 세 살 아이를 숨지게 한 친모와 일당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2부(심형섭 부장판사)는 23일 폭행치사, 사체유기·손괴 혐의 등으로 기소된 친모 최모 씨(41·여)와 사이비 종교 신자 김모 씨(54)에게 각각 징역 10년과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범행에 가담한 다른 신도 3명도 각각 2~3년형을 받았다.

2014년 7월 서울 강서구 화곡동 한 빌라에서 진돗개를 숭배하는 종교의 교주인 김 씨는 최 씨의 아들 김 군(당시 3세)이 울고 떼를 쓴다며 나무주걱으로 머리와 팔, 다리 등을 때렸다. 같은 종교를 믿으며 함께 살던 친모를 비롯한 나머지 거주자 3명도 ‘악마가 들려 아이 고집이 센 것’이라며 아이를 폭행했다. 결국 아이는 숨졌다.

이들은 아이의 시신을 종이 박스에 담아 전북 완주군 야산에 암매장했다. 그러나 이곳에 멧돼지가 출몰해 땅을 파헤친다는 얘기를 듣고는 사흘 뒤 다시 파내 그 자리에서 휘발유를 뿌려 시신을 태웠다. 유해는 전북 임실군의 강변에 뿌렸다고 한다. 최 씨는 아이가 보이지 않는다는 주변의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한 달여 뒤 실종신고를 했지만 경찰 수사 과정에서 범행이 드러났다.

재판부는 이날 “3년 8개월밖에 되지 않은 아이는 고집을 피우고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것이 정상인데도 때려 숨지게 했다”며 “시신을 동물 사체와 함께 암매장하고 나중에 다시 발굴해 휘발유를 뿌려 태우는 등 죄질이 나쁘다”고 중형을 선고한 사유를 밝혔다.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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